지하경제 양성화로 매년 1조원 이상의 세수를 확보하겠다고 관세청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도 올해 관세수입이 1조원 정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2회계연도 총수입 결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관세수입은 9조8000억원을 기록, 11조원을 기록했던 전년보다 1조2000억원이 감소했다.
관세가 줄어든 이유는 예상보다 높은 FTA 특혜관세 혜택에 따라 FTA 협정국인 미국과 유럽연합(EU)로부터의 관세수입이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예정처는 분석했다.
다만 칠레나 싱가포르, 아세안, 인도 등 다른 국가와의 FTA에선 관세수입의 감소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수입은 대개 통관수입액과 환율, 관세율(협약·정부제도) 등으로 인해 결정되는데 지난해 통관수입액이 585조로 전년 대비 4조4000억원(0.8%)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관세율의 변화가 관세수입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예정처는 설명했다.
지난 2004년 한·칠레 FTA가 발효된 이후에도 관세수입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한·EU FTA가 발효된 2011년부터는 관세수입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한·EU FTA가 발효된 2011년 관세징수액 비중은 9.5%로 전년보다 9.4%p 급감했으며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도의 관세비중은 12.4%로 전년 대비(17.3%) 무려 4.9%p 하락했다.
이에 따라 EU를 상대로 한 실효관세율은 2010년 5.33%에서 2012년 3.96%, 2012년 1.84%로 하락했으며 미국의 실효관세율은 2011년 3.85%에서 2012년 2.81%로 1.04%p 하락했다.
실효관세율은 기본관세율에서 FTA로 인한 특혜관세, 할당관세 조정관세 등으로 낮아진 관세율을 의미하는데, 만약 관세율이 8%였던 오렌지가 FTA 협정으로 인해 5%의 세율이 떨어졌다면 실효관세율은 3%가 되는 것이다.
반면 2004년 발효된 한·칠레 FTA의 경우, 관세비중이 2003년 0.57%, 2004년 0.83%, 2005년 0.72%, 2008년 0.56%를 차지하는 등 큰 변화는 없었다.
실효관세율은 2003년 3.09%에서 2005년 1.96%로 급격히 하락하다가 2008년까지 매년 0.2%p 정도 하락하는 등 하락폭이 완만해졌다.
예정처 관계자는 "FTA로 인한 관세수입의 감소 추세는 2013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정부에서는 올해 추경에산 편성시 본예산 11조원에서 7000억원의 결손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관세수입이 9조4921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더욱이 현재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16개국과 FTA 협상 중에 있다. 중국과 일본 통관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2위인 국가들"이라며 "이들 국가와 FTA 협정이 체결된다면 실효관세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이고, 관세수입 감소 추세가 고착화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