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의 수입가격을 낮춰 신고한 것으로 의심되는 수입업체에 대해 세관 당국이 과세가격을 다시 책정해 관세를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8일 관세청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5월 중국산 마늘을 국내로 들여온 수입업체 A식품무역이 부과된 관세가 부당하다며 세관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관세부과 취소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식품무역은 지난 2010년 중국 산동지역에서 수확한 깐마늘(신선) 24톤을 수입하면서 세관에 톤당 미화 900달러에 수입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세관은 신고가격이 실제 거래되는 마늘의 가격과 차이가 있다고 판단, 마늘의 가격을 톤당 1360달러로 산정하고, A식품무역의 신고가격과 세관이 책정한 과세가격 사이의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 관세 4737만원을 부과했다.
A식품무역은 세관의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조세심판원은 마늘의 실제 거래가격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세관은 마늘에 대한 가격조사를 다시 실시했고, 2010년 당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마늘을 수입했을 때 가장 낮은 가격이었던 톤당 1214달러와 운송료 등을 합쳐 총 1416달러로 과세가격을 책정했다.
세관은 A식품무역에게 이전에 부과됐던 4737만원에서 관세 59만원과 가산세 96만원을 더 부과했다.
A식품무역은 이에 불복해 인천지방법원에 관세부과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선 A식품무역이 세관이 책정한 마늘의 과세가격이 자의적이란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2심 재판부 역시 "원고가 세관당국에 신고한 수입신고가격 등 주장하는 내용을 그대로 믿기 힘들다"며 이를 기각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그간 콩, 녹두, 마늘 등의 농산물은 관세율이 300~400%에 달해 관세포탈을 위한 허위 저가수입신고 사례가 발생했지만 가격 변동이 심하고 품질의 규격화가 곤란해 정당한 과세가격을 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이번 판결로 국내 농가의 존립기반을 위협하고 탈세를 조장하는 농산물 저가신고행위가 근절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