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매나방
신비한 진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새삼 자연계의 신비함을 더하고 있다.
7월 3일자 생물학 보고서(Biology Letters)는 매나방이 초음파를 이용해 곤충을 사냥하는 박쥐에게 생식기를 이용해 방해전파를 보내 혼란에 빠뜨린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밝혀냈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박쥐가 사냥을 위해 초음파를 발산하면 매나방들은 이 초음파를 수신 후 자신들의 생식기를 문질러 맞대응하는 초음파를 일으켜 공격을 피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간이 항공기나 보이지 않는 물체를 탐지할 때 레이더를 사용하지만 방해전파를 발사한다면 레이더가 무력화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인간세계에서 군비경쟁이 일어나는 것처럼 자연계에서도 사냥하려는 박쥐와 살아남으려는 곤충 사이에 서로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가 수만 년을 거쳐 진행되면서 결국 곤충들이 이러한 기능을 발달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보이시 주립대학과 플로리다 자연사 박물관 연구진은 큰 갈색 박쥐와 동부 붉은 박쥐가 공격 시 방출하는 초음파에 매나방 수컷과 암컷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박쥐가 초음파를 통해 곤충을 사냥할 당시의 음파를 녹음, 매나방 암컷과 수컷을 향해 들려주자 암컷과 수컷이 약간 다른 방법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생식기를 배에 문질러 이를 방해하는 초음파를 만들어 냈다.
지금까지 호랑이 나방만이 박쥐에 대항하는 초음파를 발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고정관념이 깨지게 되었다.
이번 연구는 나방만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로 박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