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과정에서부터 많은 진통을 겪어왔던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신고납부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세수확보 첨병(尖兵)역할을 맡고 있는 일선 세무서에서도 첫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고대상자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기 보다는 특정 지역에 밀집돼 있다는 특성을 감안, 각 세무서마다 분위기는 천지차이지만, 처음 시행되는 제도니 만큼 철저한 준비로 빈틈없는 과세를 하겠다는 일선 직원들의 노력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4일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신고기간을 맞아 신고대상자로 추정되는 1만여명에게 신고안내문을 발송하고, 약 6200여개 기업에게 별도의 신고 안내문을 발송한 상황이다.
일선 세무서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일선세무서는 안내문 발송 이외에도 신고를 독려하기 위해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신고안내를 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일선의 한 관계자는 "일감몰아주기 과세는 성실납부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세금 격차가 크다"며 "신고대상자인지 조차 모르고 있다가 불성실신고자로 낙인 찍히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고안내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세무서 내에서도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신고납부 업무에 직접 연결되어 있는 재산세과 직원들은 몇 달 전부터 반복되는 교육과 시험을 통해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신고납부 전문상담요원'으로 거듭났다.
한 일선세무서 재산세과 직원은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씩 일감몰아주기 과세에 관련한 교육을 받고 있다"며 "최근 본청 주관으로 이와 관련한 시험도 치렀는데 난이도가 상당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감 과세와 관련해 하루에 수십 통의 전화가 오고 실제로 상담요원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선 공부를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준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일선 직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본격적인 업무는 일감몰아주기 과세 신고납부가 끝난 후, 8월부터 시작해 10월까지 이어지는 '사후검증'부터라는 것.
신고대상자가 수백에 이르는 한 일선 관계자는 "처음 시행되는 제도이다 보니 아무래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까다로운 과세 구조의 특성상 사후검증에 적지 않은 시간이 투입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상급기관에서 내려주는 과세기준으로 처리 하겠지만 아직 세부적으로 기준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사후검증에 얼마의 시간이 소모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일선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일선 세무서의 많은 결원(缺員)으로 인한 일손부족 현상과 중소기업에 대한 과도한 과세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한 세무서 직원은 "기존의 업무처리하기도 일손이 모자란데 일감몰아주기가 세무서 직원에게 일감몰아주기란 뜻이었냐"며 "신고 대상자가 500명에 달하는 세무서가 있는 반면, 10명 이내의 대상자를 관리하는 지역도 많아 세무서별 업무 편중이 심각하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세무서 관계자는 "신고대상 기업이 거의 중소기업이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이야 당연히 제재를 가해야하지만, 중소기업은 확장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내부거래가 이뤄지는 면이 있다"며 "원칙에 따라야겠지만 고래 잡으려다 새우들만 죽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