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법안 통과 의지 없어...굉장히 심각한 문제"
"김현·진선미 의원, 국정원 국조 이끌어낸 공(功) 있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6일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종결' 선언 논란에 대해 "답답하다"며 "소위 '을(乙)' 입장에 있는 사람들을 경제주체로서 더 대접하지 않으면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날 인터넷 매체와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지금 경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을(乙)을 위한 민주당'이라는 게 경기를 어렵게 한다고 하는데 '경제력 집중에 의한 성장'이라는 것을 우리가 수십 년 동안 추진해 온 게 한계에 온 거다. 이런 구조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부익부 빈익빈이 너무 심화돼고 있다"며 "지금 성장률이 2%대인데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성장이다. 얼마나 심각한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너무 양극화가 심화돼 가진 사람들은 주체를 못하고 있다. 그래서 (조세회피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갖다 놓는 것"이라며 "밑에 논밭은 다 타들어 가는데 저수지는 꽉 차 넘치니까 해외에 갖다놓는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타들어가는 논밭을 이어주는 수로랄까. 이런 것을 더 견실히 하지 않으면 해답이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새누리당이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발언을 문제 삼아 국회 일정 전면 중단을 한 것에 대해 "내가 깜짝 놀란 것은 원래 야당이 하는 국회 일정 거부를 여당이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이 땡깡 피우고 '장외로 나갈 거야' 하면 여당이 달래서 국회로 모셔갖고 오는 것"이라며 "내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때 야당 대표가 박근혜 대표였는데, 그때 장외투쟁 나갔다. 이재오 의원이 원내대표였는데 산 꼭대기서 만나 '산상회담' 열어 달래갖고 국회에 와서 개혁입법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여당의 태도가 '너희 나가려면 나가'라고 하는 것 같다"며 "신기한 건 어떻게 집권 초기 여당이 '이 법은 이번 국회에서 꼭 처리해야 한다'는 의식이 없느냐는 거다. 꼭 통과시켜야 될 법이 없다. 이게 대한민국의 제일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건) 박근혜 정부가 아직도 방향성이나 목표를 구체화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라며 "구체화됐으면 실현하기 위한 법안들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통과시키려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중 정말 악법만 아니면 야당도 적당히 (타협)해주고 야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필요한 법들도 같이 연구해서 통과시키고 하면서 나라가 발전하는 것인데, 그런 큰 프로세스가 지금 국회에 없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위원인 김현, 진선미 의원의 '특위위원 사퇴' 문제와 관련해서는 "말실수라면 대표가 유감 표명을 할 수도 있지만, 김현·진선미 의원은 여당이 우기는 것처럼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아니다"며 "확실히 다른 문제다. 하나는 말실수지만, 하나는 잘못이 없는 것이다. 우리당 입장에서는 국정원 국정조사를 있게 한 공(功)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두 의원이 특위위원을 사퇴하지 않을 경우 국정원 국정조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특위위원인 민주당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날 이번 주 내로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도 "신경민 위원이 특위와 지도부를 오가면서 고생하고 있다. 소통이 안 되는 것은 없다"고 공감대를 표시해 이번 주 내로 두 의원의 특위위원 사퇴 문제가 정리될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