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건수 1000여건, 조사기간 최대 35% 줄일 듯
조사국장 "목표할당 식 쥐어짜기 조사 없다"
국세청이 최근 경기침체 상황에 따른 재계 경영난을 고려, 당초 계획된 기업 세무조사 건수와 조사기간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경영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건설사, 해운업계 등을 중심으로 조사를 유예할 방침이다.
김영기 국세청 조사국장은 25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소상공인 및 건설, 조선, 해운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세무조사 건수를 대폭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에 따르면 국세청은 올해 4월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계획했던 전체 세무조사 건수(1만9000건)를 약 1000여건 축소, 올 한해 약 1만8000건을 조사할 계획이다.
김 국장은 "매출액 500억원 이상 법인 조사비율은 15.9% 정도였는데, 이를 지난 4월 2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며 "조사건수가 당초 계획보다 1000여건 줄어들면 전체 조사비율은 18% 정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세청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공언한 바 있는 4대 지하경제(역외탈세, 고소득자영업자, 대기업·대재산가, 민생침해사범)분야에 대해서는 기존 방향성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개입사업자, 법인 등 납세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사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특히 국세청은 내부 조사지침을 바꿔 올해 5월부터 조사기간을 최대 35%까지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매출액 10조 이상 대법인의 경우 기존 최장 170일간의 조사기간이 변경된 지침으로 110일까지 단축될 예정이다.
또한 올해 상반기 조사기간 연장비율은 9.2%로 작년(10.4%)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조사국장은 "세무조사는 국세청이 늘 하는 업무인데, 최근 경기가 어려워서 인지 실제 사실과 관계없는 세금폭탄, 세금광풍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실제로 올해 상반기 조사를 많이 해서 세금을 더 걷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또 항간에 떠도는 '쥐어짜기'식 세무조사는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국세청이 매출액 대비 1~2%를 세수 목표로 할당해서 조사를 하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있을 수 없는 말"이라며 "이런 근거 없는 과세유형은 조세심판, 이의신청, 행정소송 등을 통해 분명히 지고 관련 직원은 패널티를 받게 된다.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한 뒤 별도의 추징세액 없이 조사를 종결하는 건수도 올 상반기 6~7% 내외로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향후 대기업 정기세무조사는 원칙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김 국장은 "대기업은 계열사가 많다보니 1~2개 기업은 연간 상시적으로 세무조사를 받는 게 사실"이라며 "정기조사는 평상시 업무이기 때문에 큰 변동이 없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