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부가가치세(이하 부가세) 확정 신고·납부가 지난 25일 종료된 가운데 대다수 세무서의 전자신고 창구는 예년에 비해 한결 한산한 모습이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부가세 신고대상자는 개인 330만명, 법인 63만명 등 총 393만명으로 지난 번 확정신고 대상자인 566만명(개인 505만명, 법인 61만명)에 비해 현저히 감소했다.
한 일선세무서 관계자는 "이번 부가세 신고·납부 기간에는 처음으로 간이과세자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작년에 비해 66% 가량 신고대상자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간이과세자(연 매출 4800만원 이하 개인사업자)의 부가세 신고회수가 연 2회에서 1회로 줄었으며, 이 세무서의 경우 신고대상자의 2/3 가량이 간이과세자에 해당, 예년과 같이 신고창구가 '북새통'을 이루지 않았다.
다만 신고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내방 납세자들이 몰리는 현상은 부분적으로 나타났다는 전언.
그는 "우리 세무서의 부가세 신고·납부인원은 2만7000명 정도로 총 방문객은 2000~2500명정도"라며 "신고 종료 나흘을 앞두고 하루에 400명 가까이 납세자들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 "직원들이 다 해주는데...내방 납세자 세액공제 없애야?" =다소 한산해진 창구 풍경에도 불구, 신고를 하기위해 세무서를 찾은 납세자들의 '직원 찾기'는 여전했다.
또 다른 일선 세무서 관계자는 "직원들이 대부분 신고창구로 내려가 있어 납세자들의 문의전화를 거의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가세 신고의 경우 매입과 매출만 알면 할 수 있어 소득세 신고·납부 등에 비해 어렵지 않지만 문의는 여전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직원들에게 모든 신고 업무를 떠맡기는 일부 납세자들 때문에 업무가 지연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가세 신고창구에는 납세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10명이 넘는 인근대학 세무·회계학과 학생들과 6~7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배치돼 1대1로 신고를 돕고 있다"며 "신규 부가세 납세자도 아닌데 직원들에게 신고절차 자체를 해 달라고 하는 통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이상 부가세를 냈는데 신고절차를 모른다는 것은 너무하다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은 원칙적으로 신고를 대신 해줄 수 없다는 것을 납세자들이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선 세무서에서는 내방객에게도 적용되는 1만원 세액공제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 나오고 있다. 한 세무서 부가세 과장은 이와 관련해 "내방 납세자들에게까지 세액공제를 해줄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세액공제를 처음 도입할 때는 전자신고 유도가 목적이었고 지금은 자율신고를 하기 때문에 공제를 해주는 것"이라며 "일부 내방납세자들은 직원들에게 신고 업무를 맡기면서 세액공제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 세수부족 '비상'…사후검증 확대 = 사상 초유의 세수부족이 예고된 가운데 국세청의 부가세 신고 이후 진행되는 사후검증의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일선세무서 부가세과장은 "올해는 경제불황 등으로 사상 초유의 세수 부족이 예상된다"며 "법인세와 종소세 신고가 끝나 부가세 세수 확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납부실적을 분석해 전체적으로 약 4만명의 사업자를 사후검증 대상에 포함시켜 세금탈루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며 "이에 따라 일선에서는 성실신고를 독려하는 한편 사후검증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세무서는 신고 독려를 위해 사후검증강화 문구를 개별적으로 만들어 신고창구 입구에 붙여 놓는 등 성실신고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사후검증은 수정신고 안내문을 보내기 전(8~9월)까지이며, 지방청과 일선 세무서에서 쌍방향으로 이루어진다는 전언이다. 그는 "일선에서는 주요관리 업종을 선택해 집중적인 분석을 하고, 지방청은 매출누락과 신용카드매출 전표수취, 부당공제 등을 검증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사후검증을 통해 불성실 신고가 확인될 경우 미납세액은 물론 최대 40%의 가산세가 부과되며 세금납부일이 지연될 경우 1일당 0.03%의 가산세가 더해져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