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세 상습체납자 12만7천여명에 대한 체납특별정리에 돌입하자 고액시세체납자들은 세금 낼 생각은 않고 이처럼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았다.
서울시가 3일 발표한 '체납특수사례'에 따르면 고액체납자 중에는 전·현직 국회의원 및 고위공직자 등 사회 저명인사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직 대기업 회장을 비롯해 인기 탤런트, 사채업자, 고액 금융재산가, 해외여행을 17차례나 한 사람, 자동차 9대소유자, 성북동의 고급주택에 사는 부유층 등 돈많고 소위 빽있는 사람들도 상습적으로 세금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습체납자 중 현직 국회의원 정모씨(48·남)와 박모씨(60·남)는 각각 주민세 등 3천715만원과 670만원을 체납했고, D그룹 전회장 최모씨(62·남)와 현재 구속중인 H그룹 대표 정모씨(72·남)도 각각 재산세와 주민세 등 26억5천800만원과 28억원을 체납했다.
또 CF와 드라마로 인기를 얻고 있는 탤런트 이모씨(35·여)와 종합소득세와 관련해 소송중에 있는 이모씨(33·여)도 각각 주민세 등 1천418만원과 3천365만원을 내지 않았다.
6월말 현재 체납된 시세는 1조2천2억원. 이중 500만원 이상의 고액 체납액이 5368억원으로 전체의 44.7%에 이른다. 특히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이른바 부유층이 많이 산다는 지역의 체납액 순위가 1∼3위로 강남의 경우 도봉구보다 무려 13배가 많은 2천322억원에 달했다.
이들 중에는 본인명의의 재산이 없다는 핑계로 지방세를 내지 않고 있는 고액체납자들도 많다. 아들명의의 성북동 고급 주택에 사는 김모씨(81·남)은 주민세 등 2억5천300만원을 내지 않았다. 또 주민세 등 1억4천946만원을 체납한 반모씨(74·남·강남구)는 대형 아파트를 사위에게 양도하고 자신은 미국, 일본 등 8차례나 해외여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압류하거나 말거나 배짱형과 상습체납형도 있다. 정모씨(63·남·강남구)는 A금고에 2억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95년부터 17회에 걸쳐 해외여행을 하고도 5억여원의 지방세를 내지 않고 있다. 무려 자동차 9대를 보유하고 있는 장모씨(67·남)는 자동차세 등 3천429만원을체납하고도 주소와 전화를 자주 이전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날 발족된 '38세금기동팀'은 부동산과 금융재산은 물론 골프, 콘도 등 회원권도 압류해 강제 매각할 계획이다.
서울시 세무운영과 이정엽 팀장은 "500만원 이상 체납자는 9월1일부터 신용을 제한하도록 은행협회와 약정했다"며 "5000만원 이상 체납자는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하고 시·구 인허가 부서에 체납조회용 단말기를 설치해 인허가를 불허하는 등 사회생활 자체를 제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3일 발족한 '38세금기동팀'의 전문적인 징수활동을 통해 5백만원 이상 고액체납시세 5천368억원을 자치구로부터 인수받아 그 중 20%이상을 1년내에 정리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