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31일까지 신고된 과외교습자수는 3431명에 불과, 10만명으로 추정되는 전체 과외교습자의 3.4%선에 그치고 있다.
특히 고액과외는 단 한건도 신고되지 않고 1인당 월60만원이 최고신고액이었으며 신고자 가운데는 1인당 월 2천500원을 받는다고 신고하는 사례도 있다.
이에 교육부는 국세청과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미신고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은 물론 고액과외를 받은 학부모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하는 등 강경방침을 밝히고 나섰으나 당사자들의 반발만 사고 있다.
◆왜 신고를 기피하나?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가 '과외금지는 위헌'이라고 판결하자 정부는 서둘러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을 만들고 대학(원)생을 제외한 모든 과외교습자들에 대해 관할 교육청에 신고토록 했다.
그러나 과외신고와 함께 면세점 이상의 소득이 있으면 소득세,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을 납부해야 하므로 과소신고와 신고기피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자진신고해도 세금감면과 같은 인센티브가 없다는 점도 신고를 기피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개인과외 교습자들 대부분이 납세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여대를 졸업한 김모씨(27·여)는 "다른 공부하면서 잠깐 아르바이트하는 건데 신고할 필요가 있냐"며 주위 강사들 대부분이 신고하지 않아 자신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S대 대학원을 휴학중인 한모씨(29·남)은 "대학 교수인 학부모측에서 '과외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알려지길 원치 않는다'며 신고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과외를 수강하겠다고 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신고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해 방송통신대에 입학까지 한 강사도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의 단속 방향
교육부는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일산 신도시 등 고액과외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8,9월 중 집중단속을 실시, 과외 미신고자에 대해 과태료 부과, 형사고발, 중과세 조치 등 법이 정한 범위내에서 최대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특히 국세청은 개인 과외교습 미신고자에 대해서는 적발 시 자금출처조사 등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또한 경찰청도 신고기간이 끝나는 대로 전국적으로 일제히 기획수사를 실시하고 불법과외 관련 정보를 수집해 교육청 및 세무서에 통보할 방침이다.
◆세무조사 오히려 고액과외 음성화 부추겨
현재의 교육청 인력으로는 철저한 단속이 불가능하며 국세청과 경찰력을 동원한다 해도 산적해 있는 업무를 제쳐두고 과외단속을 힘쓸 수 있을지 의심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신고 학부모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오히려 신고기피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백만원대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최모씨(34·여)는 "과외 교습자 모두 현금으로 선불받고 있어 단속이 불가능 할 것"이라며 "전시행정 차원에서 본보기로 몇 명 처벌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교육부는 지난 4월 대대적인 과외비 실태조사를 했지만 과외규모가 7조1천200억원이라는 점만 파악했을 뿐이다. 특히 신고대상 규모도 모르는 채 막연하게 10만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고, 얼마를 고액과외로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대책은 없나?
교육청의 단속인력으로는 미신고자를 적발하기 어려운 만큼 일정수입 이상의 고액소득자만 신고토록 대상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미신고 고액 개인과외를 받은 학부모까지 세무조사를 검토할 수 있다고 한 만큼 고발자에 대한 포상제도 나오고 있다. 또 성실히 자진신고한 교습자에 대해 세제상의 인센티브를 주거나 액수를 별도로 정하는 등 신고를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과외신고제의 근본취지는 세수증대보다는 고액과외의 근절에 있는 만큼 학부모와 과외교사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 방향으로 개선책을 마련한 뒤 단속을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교육부는 3일 시도교육청 회의를 통해 개인과외 교습신고제 홍보를 강화하고 미신고자 단속계획을 확정해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