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상품권도 외화?…반출신고 안하면 '벌금폭탄'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 아니더라도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일정 정도의 현금을 챙겨가기 마련이다. 길거리 쇼핑이나 식당 등 예기치 못한 곳에서 현금을 써야할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금을 잘못 들고 출국하다가는 조사를 받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내 돈을 내가 챙겨가서 해외여행을 하는데 그것이 잘못됐다고 말할 사람은 없겠지만, 미화 1만달러를 초과하는 외화를 휴대하고 있음에도 세관에 신고를 하지 않는다면 외국환거래법 위반혐의로 조사를 받을 수 있다.

재미있게 여행을 보내기 위해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현금을 두둑히 챙겨갔지만 오히려 그것이 여행을 망치는 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돈은 외화가 아닌 줄 알고 신고를 안했다거나, 상품권은 현금이 아니라고 생각해 이를 간과해도 외국환거래법 위반혐의로 조사를 받을 수 있다.

□ 원화와 상품권까지 신고를 한다고? = 1만달러를 초과하는 외화는 세관에 반드시 신고해야 하지만 여행자들이 많아 헷갈려하는 것이 우리나라 돈 바로 '원화'다.

외화는 달러와 유로화 엔화 등 외국화폐를 가리킨다고 오해해 한국 돈은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오해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관에서 말하는 미화 1만달러 초과 외화란 단순히 외국화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살 수 있는 지급수단을 의미한다.

달러와 유로화 엔화를 비롯한 외국의 화폐와 더불어 우리나라 돈도 미화를 기준으로 1만달러를 초과하면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상품권도 마찬가지다. 상품권은 현금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은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상품권 역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지급수단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돈 500만원 미화 2000달러(약 200만원), 상품권 400만원어치를 휴대해 금액이 미화 기준으로 1만달러를 초과한다면 세관에 외화반출 신고를 해야하는 것이다.

외화반출 신고를 하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하겠지만 단순히 여행경비로 사용하는 것이라면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는다.

오히려 1만달러를 초과하는 외화를 휴대하고도 신고하지 않았다가 걸리게 되면 조사를 받게되는 것은 물론 무거운 벌금까지 내야 한다.

□ 외국세관도 신고 필수…신고 안하면 '전액 몰수' = 우리나라 세관에 외화반출신고를 했다고 해서 전 세계를 편하게 누빌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외국세관에서도 외환반입신고를 해야만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가는 미국의 경우에는 1만달러 이상의 현금이나 수표 등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으면 여행경비 전액을 압수할 정도의 무거운 제재를 가한다.

중국은 세관에 미화 5000달러 초과나 인민폐 2만위안을 초과하는 외화를 반입할 경우에 외화반입신고를 해야 하면 영국과 독일, 프랑스, 스페인은 1만유로가 기준이다.

다만 홍콩과 스위스는 외화반입 신고의무가 없으며 여행자들이 다른 나라로 출국해도 전혀 제재하고 있지 않다.

□ "명품시계·가방 신고 안했다간, 세금 또 내요" = 해외로 나갈 때는 외화 이외에도 또 신고할 것이 있다. 바로 명품시계나 가방, 귀금속 등이다.

귀찮다고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그냥 해외로 나갔다가는 여행자휴대품 면세한도인 400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선 입국할 때 세금을 내야할 수도 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원래 자신이 소유했던 물건에 세금을 내라고 하니, 억울할 수밖에 없겠지만 세관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는 고가의 가방이나 시계 등을 구매하고 원래 자신의 물건인냥, 사용하던 것처럼 보이기 위해 포장을 다 뜯어 가방에 넣고 오거나 여행자 본인이 착용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원래 자신이 소유한 물건이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세관은 세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세관 신고대에 반드시 신고하는 것이 좋다.

다만 노트북과 디지털카메라, 태블릿 PC 등의 전자제품은 휴대반출물품 확인서에 제조번호만 기재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