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구매한도, 면세한도로 착각했다가는 '세금폭탄'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을 나가는 사람들은 휴가 계획 뿐만 아니라 쇼핑 계획까지 세우느라 바쁘다.

일년에 한번 나갈까 말까한 해외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면세점 쇼핑은 평소 구매하지 못했던 값비싼 물건들을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세한도를 구매한도로 착각해 물건을 구입한다면, 예상 밖의 세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

면세한도와 면세점 구매한도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누가 이걸 착각해?'라고 웃을지 모르지만 의외로 이를 착각하는 여행자들이 상당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면세점에서 사는 모든 물건을 면세가 된다고 생각해 구매한도 3000달러 모두가 면세가 되고, 면세한도 400달러는 해외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적용되는 금액이라고 오해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 "면세는 400달러까지, 면세점 구입은 3000달러까지" = 면세한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듯 400달러이다. 국내 면세점에서 물건을 샀다고 해서 면세혜택이 다르게 적용되지 않는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1인당 400달러까지만 면세혜택이 적용된다.

다만 우리나라 여행자가 국내 면세점에서 물건을 살 때는 무분별한 과소비를 막기 위해 3000달러까지만 구입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국내 면세점은 여행자가 3000달러 이상의 물건을 구입했다면 물건을 절대 판매할 수 없으며 구매한도를 넘었다고 여행자에게 안내해줘야 한다.

면세한도와 구매한도의 차이를 분명히 인식했다고 해도 면세한도 400달러는 면세점에만 적용된다고 착각한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면세한도는 국내외 면세점과 해외에서 구매한 물건을 불문하고 무조건 400달러라는 것이다.

면세점에서 면세한도인 400달러 이내로 물건을 구입했다고 해서 세금을 안내도 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구입한 물건과 합산해야 한다. 면세점에서 300달러의 물건을 사고 외국에서 200달러의 물건을 샀다면 100달러에 대해선 세금을 내야한다는 얘기다.

□ "면세점 쇼핑, 숨겨봤자 소용없어요" = 여행자들은 '외국에서 산 명품가방과 시계는 어떻게 숨겨야 세관에 들키지 않는다'라는 얘기를 종종 하고는 한다.

하지만 20년 이상의 베테랑 전문요원들은 엑스레이 검색대 위에 올려져 있는 수하물에서 일반인들은 봐도 뭔지 모를 명품가방, 명품시계, 총기류 등을 3초만에 발견하고는 한다.

세관에 걸리면 가산세까지 내야 하지만 들키지 않으면 세금을 안 내도 된다는 달콤한 유혹 때문에 일단 숨기고 보자는 여행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면세점에서 면세한도를 넘는 물건을 구입했다면, 애시당초 세금을 피해가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는 직원들이 항공기 티켓을 요구, 결제할 때 항공기 티켓과 구매자의 인적사항 등을 같이 입력한다.

이 정보는 세관이 실시간으로 관리, 면세한도를 초과해 물건을 구매한 여행자들에 대해선 집중적으로 검사를 한다.

최근에는 한 여성 여행자가 명품가방을 면세점에서 구입한 뒤, 애인의 가방에 넣은 뒤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발뺌했다가 경찰에 넘겨질 뻔한 일도 있었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세관은 여행자들이 국내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건을 다 파악하고 있다"며 "나중에 걸려서 가산세까지 내기보다는 자진신고를 하는 것이 세금을 적게 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