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되는 술 1병도 세금 낸다…아리송한 면세혜택은?

해외여행에서 면세점 쇼핑은 뗄래야 뗄 수 없는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면세점 쇼핑이라 하면 대개 명품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주로 물건을 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성에 비해 쇼핑에 별 관심이 없는 남성들도 담배 한 보루, 술 1병 정도는 구입하기 마련이다.

담배 한 보루나 술 1병 정도는 면세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면세한도가 400달러인 것은 알면서도 술 1병의 면세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400달러 이하의 술 1병을 구매했을 경우, 면세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술 1병을 사더라도 면세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한 물건을 400달러 구입하면 술 1병은 면세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여행자들의 더러 있는데, 면세한도 400달러와 술 1병은 모두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리송한 술의 면세혜택을 잘 알고 여행길에 오른다면 면세한도를 초과해 '세금 폭탄'을 맞게 되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 알쏭달쏭 술 면세혜택…면세기준은 무엇? = 술 1병은 면세한도 400달러와 관계없이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향수와 담배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술 1병이 모두 면세가 된다면 착각한다면 적게는 70%에서 많게는 130% 정도나 붙는 고세율에 애써 사온 술을 포기하게 될 지도 모른다.

술은 위스키(양주)나 와인 등 주종에 상관없이 한 사람당 1병씩에 대해서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술 1병의 용량이 1ℓ를 넘지 않아야 하고, 가격 또한 400달러를 넘으면 안 된다.

1병에 2ℓ짜리 술을 샀다거나 400달러 이상의 술을 샀을 때는 면세혜택을 받을 수 없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1000달러짜리 술을 샀다면 면세한도 400달러를 제외한 600달러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술은 면세한도와 관계없이 면세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면세기준을 초과했다면 그 전부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다. 1000달러짜리 술이라면 그 전부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면세한도 400달러 외에 담배는 최대 200개비(한 보루), 향수는 가격에 상관없이 용량 60㎖까지는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술·담배 면세는 만 19세 이상의 성인에게만 적용된다. 

□ 고세율에 포기한 내 술…"어떻게 찾을까?" = 면세한도를 착각해 세관에 걸린 경우에는 여행자들이 으레 고민하게 되는 것이 '세금을 낼까? 아니면 술을 포기할까?'하는 것이다.

술에는 관세, 주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여러 종류의 세금이 붙는데 위스키는 가격의 132%, 와인은 76%의 고세율을 부과한다. 만약 10만원짜리 위스키를 샀다면 13만2000원의 세금을 더 내야한단 얘기다.

이처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에 여행자들은 세금을 낼 엄두가 나지 않아 술을 세관에 맡겨두고 가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럴 경우에는 세관에 세금을 내고 찾아가거나 한 달 이내에 해외로 반송해야 한다.

만약 한 달이 넘도록 찾아가지도 않고 그대로 방치해둔다면 세관에서는 공매를 실시해 술을 매각한다.

이 경우, 운이 좋으면 공매한 술값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대개는 세관의 유치창고에 보관했던 보관료와 공매하는데 필요한 비용, 세금 등을 충당하고 나면 여행자의 손에 쥐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술은 면세한도 400달러 이하와 다른 면세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여행자가 이를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고의적으로 술 가격 등을 낮춰 세금을 탈루하려고 할 경우, 높은 세금 뿐 아니라 가산세 30%도 추가로 내야 한다. 여행자들이 사전에 면세기준을 잘 숙지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