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디플레이션 가능성 낮지만 저물가는 지속"
최근 한국이 저성장·저물가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디플레이션과 경기부진의 악순환을 겪은 일본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3일 하나금융그룹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배현기)는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와 저금리 현상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장기 저성장 대응' 시리즈의 다섯 번째로 '일본식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 점검' 리포트를 내놨다.
연구소는 리포트에서 "저성장 고착화와 인구 고령화, 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저물가 장기화 가능성이 높지만,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일본에 비해 자산버블의 규모가 작으며, 경제주체의 기대심리도 디플레이션보다는 인플레이션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한국은 7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대비 1.4% 상승에 그치는 등 1%대의 저물가가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이 1990년대에 1%대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다가 결국 디플레이션 악순환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일본식 디플레이션 진입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성장류 하락, 민간신용 및 통화량 증가율의 둔화,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올 2분기 현재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한 상태다.
하지만 김영준 연구위원은 "통화 및 재정정책의 여력이 높아 정책당국이 디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일본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일본식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저물가의 지속에 따른 대응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연구소 측은 "총수요 압력 둔화로 인한 저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소 측은 "정책당국은 확장적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총수요 회복에 노력해야 하며, 한국은행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관리 못지않게 디플레이션 회피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저성장·저물가 기조의 고착화는 저금리 현상의 장기화를 가져와 금융기관의 영업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에 각별한 유의는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