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부도 아파트를 인수해 다시 매각해온 주택보증회사와 건설사에 수 십억원에 달하는 취득세를 부과했다.
16일 광주광역시(시장 강운태)에 따르면 주택건설 시행사의 부도 아파트 분양자에게 주택보증을 환급한 뒤 소유권을 취득한 주택보증회사와 건설사에 취득세 44억원을 부과했다. 이 금액은 광주시가 발굴한 역대 최고 세원이다.
광주지역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10개 아파트 부도 사업장이 발생해 주택보증회사는 부도난 시행사와의 양도계약에 따라 분양계약자에게 계약금과 중도금을 환급하고 부도 아파트를 양도받은 후 제3자에게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시는 주택보증회사가 시행사의 부도 아파트를 인수한 후 다른 시행사에게 매각하는 중개역할과 취득가액이 없어 전국 시·도가 관행처럼 취득세를 부과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6월 관련법 검토를 통해 시행사가 부도 등으로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경우 분양자에게 환급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한 양도계약에 따라 매물변제 형식으로 부도 아파트를 인수하는 시점이 사실상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보고 취득세 과세대상으로 판단했다.
시는 지난해 7월 2개 아파트 부도 사업장을 인수한 주택보증회사를 상대로 인수 과정에서 분양 계약자에게 되돌려준 100억여원에 대한 취득세세 4억원을 과세했다.
이에 주택보증회사는 '신탁으로 등기해 매각한 이상 취득이 아니므로 납세의무도 없다'고 조세심판원에 불복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조세심판원은 "사업 주체의 모든 권리를 양도하도록 맺은 양도계약에 따라 대물변제 형식으로 소유권을 실질적으로 취득한 것이므로 광주시의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결정했다.
시는 이번 판결을 토대로 8개 아파트 부도사업장을 추가로 조사해 취득세 40억원을 부과한 상태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번 취득세 부과는 지금까지 부도 아파트를 인수하는 시점에 취득세를 비과세했던 관행을 과세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세원 발굴을 통해 지방재정 증대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