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도 "권 전 과장 출신지 부각시킨 색깔론"...與 "野가 되레 지역감정 이용"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국정조사가 19일 청문회로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말'들로 여야는 여전히 '대치'정국을 이어갔다.
특히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이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 대해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고 추궁한 것에 대해 20일 민주당은 "지역차별적 발언"으로 규정, 대대적인 공세를 취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전주 전북도청에서 열린 민주당-전북 2014년 예산정책 협의회에서 "공직자로서 정당히 직무를 수행했고 진실을 증언하는 증인에 대한 억지식 추궁 행태는 구태요 망발"이라며 "진실의 증언을 지역감정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야만적 폭력이자 국회의원의 자질을 의심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사죄'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오영식 의원 역시 논평을 통해 "특정 지역과 학연을 거론하면서 악의적인 ‘지역주의’를 선동하는 것은 국민화합 차원에서 조명철 의원을 비례대표 의원으로 선출한 새누리당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만약 누가 탈북자 조명철 국회의원에게 북한에 있을 때 '북한 찬양'을 몇 번이나 했냐고 묻는다면 그건 있어서도 안 될 일이고 예의도 아니다"며 "금도를 벗어나는 정치인의 발언은 스스로의 파멸을 가져올 뿐"이라고 거듭 조 의원을 비판했다.
이어 "남북 화해와 통일에 앞장서야 할 분을 못된 것부터 배우게 만든 새누리당의 사이비 종교 같은 집단최면이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힐난했다.
또한, 민주당 광주·전북·전남 지역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조 의원을 향해 "대한민국 경찰공무원과 광주시민을 모독한 조명철 의원은 머리 숙여 사과하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조 의원은 국정조사의 품격을 떨어뜨렸고, 13만 경찰 공무원의 명예를 짓밟았으며, 광주시민들의 마음 속 상처를 다시금 터트리고 말았다"며 "국정원 국정조사는 사상 초유의 국가 정보기관에 의한 국헌 문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데에 있는 것이지, 증인의 출신지와 사상을 검증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역시 논평을 통해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명백하게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권 전 수사과장이 광주 출신임을 부각시켜 지역주의 색깔을 칠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야권의 공세에 대해 "지역감정을 운운하며 악용하는 행태"라며 "국정조사 실패 분풀이를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의원의 발언 취지는 지난 4월 민주당 문희상 전 대표가 권은희 과장을 '광주의 딸'이라고 지칭한 것을 예로 든 것"이라며 "권 과장이 민주당의 지역감정 조장에 휘둘리지 말고 대한민국 경찰의 입장에서 행동해주기를 요청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왜곡하고 거두절미해 '광주의 경찰이냐'만 부각시키고 있는 민주당의 행태는 기회만 있으면 지역감정을 이용하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