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신고자 가산세 면제 등 인센티브…세원확대 효과"
역외탈세 대응차원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는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와 별개로 금, 부동산 등 해외자산 보유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제도 개선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세당국 의무신고 대상이 현행 현금,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 형태에서 향후 부동산, 귀금속, 미술품, 선박 등 실물자산 형태로 확대되는 추세를 감안, 자발적 역외자산 신고자에 일정기간 세금감면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6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3년 국세행정포럼에서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박훈 교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홍범교 조세연구본부장은 '역외은닉소득 양성화 유도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금융계좌신고제 도입 이후 작년 기준 총 18조6000억원 상당의 금융계좌가 신고되는 등 점차 과세당국의 세원확보 범위가 늘어나고 있지만 부동산, 금 등 해외보유 실물자산 규모는 정확히 추산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현행 제도상 해외자산 보유사실이 드러날 경우, 국세청 세무조사는 물론 불법외환거래 혐의에 따른 형사처벌 등 제재수위가 높기 때문에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런 이유로 해외에 은닉된 자산규모는 해외금융계좌 신고금액을 훨씬 뛰어넘는 막대한 규모로 추정된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이에 보고서는 과세당국이 보다 정확한 세원파악을 위해 그동안 당국의 처벌이 두려워 해외자산 신고를 미룬 사람들에게 일정기간 자신신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자진신고 기간 부동산 등 역외소득 현황을 자진신고하고 관련 세금을 납부한 경우, 최대 40%에 달하는 가산세를 면제하고 이와 관련된 형사처벌을 묻지 않는 인센티브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보고서는 "자진신고기간을 정하고 그동안 미신고한 역외은닉 소득, 자산을 신고하면서 관련 세금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처벌 경감 등 일정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역외자산 자진신고제를 통해 장기적으로 세원확보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미국, 영국, 벨기에 등 주요 선진국들은 역외은닉 자산 자진신고시 가산세 감면, 형사고발 제외 인센티브를 통해 상당규모의 역외자산 규모를 파악, 이를 기반으로 상당액의 추가세수를 확보한 전례도 있다.
다만 자발적 신고를 통한 인센티브 범위는 장기적인 납세순응도, 기존 납세자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향후 역외소득 양성화 차원에서 국외거래 입증책임을 납세자에게 일부 적용하는 등 제도개선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조세피난처 등 일정국가와의 거래에 있어서는 무분별한 비용처리를 부인하고, 거래관계가 사실임을 납세자 스스로 입증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서는 과세당국의 노력뿐만 아니라 납세자의 자발적 협력 또한 필요하다"며 "역외탈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고 역외은닉소득에 대한 과세행정이 강화되는 현 시점에서 자발적 신고제 도입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