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부가 발표한 정책금융 개편안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정책금융공사가 다시 통합된다.
지난 정부에서 산은 민영화와 정책금융 강화를 위해 분리된지 5년 만이다.
통합이 논의됐던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기존의 체계를 유지하되 중첩되는 업무를 상당 부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산은금융지주의 자회사들이 매각 절차를 밟는 가운데, 대형 매물인 KDB대우증권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음은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의 일문일답.
Q. 산은 민영화를 중단한 이유는?
=글로벌 금융 위기에 따른 시장 악화로 민영화 추진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 오히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시장 안전판, 기업 구조조정 등 정책금융 기능의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됐다.
일본과 중국의 개발은행인 DBJ, CDB도 민영화를 중단하거나 보류했다. 세계적으로도 정책금융 기능이 강화되는 추세이다.
Q. 산은과 정금공 통합은 사실상 정책 실패를 시인하는 것 아닌가?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정금공은 자체적인 수익 구조를 갖지 못하고 산은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기능 재편을 하지 않을 경우 정책금융기관 간 불필요한 중복과 경쟁이 확대돼 향후 국가적 손실이 더욱 커질 우려가 높다.
Q.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축소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정금공, 산은금융지주, 산은은 연결 대상이라 통합해도 BIS 자기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 앞으로 새로 적용될 바젤3(BaselⅢ) 자본규제에 따라 산은 BIS 자기자본비율은 0.7%포인트 내릴 것으로 추정된다.
Q. 정금공이 수행하던 투자형 정책금융 및 중소기업 지원이 위축되지 않을까?
=통합 후 온렌딩 및 투자는 산은의 독립 부서에서 수행하도록 유지할 계획이다. 특히, 투자 부문의 모험 자본 공급을 적극 강화할 것.
현재 산은은 PEF 3조원, SOC 8000억원, 벤처캐피털 4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Q. 대우증권을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는 이유
=아직 대내외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아 기업 구조조정 및 회사채 시장 정상화 노력을 지속해야 상황.
산은이 기업 구조조정 등 시장 안정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 대우증권의 기능이 당분간 필요하다.
Q.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를 통합하지 않는 이유는
=은행업과 보험업은 서로 다른 방식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 통합 운영은 불가능하다.
통합할 경우 단기적으로 수출금융 지원이 축소될 우려가 크다. 또 금융기관별로 개별 기업에 대한 여신 한도를 설정해 관리하는데 통합 시 지원 총액이 두 기관의 한도 합계를 초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독일 등 해외 다수 국가들도 2개의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Q. 신용·기술보증기금 간 중복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 이유는
=과거 중복 보증을 문제로 통합론이 제기됐으나 2005년 업무 특화 협약을 통해 상당 부문 해소됐다.
기보는 창업 5년 이내 벤처기업이나 이노비즈기업을 지원하고, 신보는 일반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