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계열사 펀드 출자금 횡령 혐의와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던 최재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유죄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가 최 부회장이 출자금 횡령에 깊이 관여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검사의 공소장 변경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재판장 문용선 부장판사)는 29일 전날 제출된 검사의 공소장 변경 내용을 받아들여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측의 주장을 들었다.
변경된 공소장에서는 최 부회장의 지위가 공동정범의 보조적 지위에서 주도적인 지위로 변경됐다.
검찰측은 공소사실 변경과 관련해 최 부회장이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과 함께 김준홍 베넥스 대표에게 2008년 10월 말경 약 500억 원의 자금 조달을 부탁했고, 선지급을 통한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해 이를 김 전 고문이 최 회장에게 요청하고 최 회장이 이를 승낙해 SK계열사의 펀드 출자금이 베넥스에 선지급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최 부회장이 단순히 심부름만 한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일부 공소사실을 변경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 부회장측 변호인은 변경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따르면 최 부회장의 지위가 공동정범의 보조적 지위에서 주도적인 지위로 변경됐다며 이에 대해 충분한 검토 후 답변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검찰측은 공소장 변경이 기존의 심리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항소심에서 이미 10여차례 김 대표에 대한 증인심문을 들었기 때문에 추가 심리가 불필요하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을 정리하면서 최 부회장 변호인의 요구가 나름대로 정당하다며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한 차례 기일을 더 열고 최 부회장측이 요구한 김준홍 베넥스 대표에 대한 반대심문의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9월 3일 변론을 종결할 것을 당부하며 이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공판을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한편, 이날도 최 회장측은 재판부에 김 전 고문에 대해 증인채택을 요청했으나, 증인으로 채택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시일이 촉박한 점과 이미 김 전 고문의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통해 충분히 증언을 들었다며 증인채택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고는 오는 9월 13일로 예정돼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