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HTS(Home Trading System) 전산장애로 주식매매에서 손해를 본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자영업자 박모 씨는 장외주식을 사서 상장을 기다리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지인의 말을 믿고 큰 결심을 했다. 평소 생소했던 ◆◆정보통신 주식 2500만원 어치를 장외 매매를 통해 매수한 것.
신규상장일에 주식을 매각해서 차익을 얻으려던 그는 때 아닌 날벼락을 맞았다. HTS를 통해 넣은 주문이 일시적으로 중단됐기 때문.
급해진 박씨는 증권사에 전화를 넣어 주문을 체결해 달라고 했지만, 결국 장 개시 이전에 넣었던 주문은 이날 오전 10시50분이 넘어서야 처리됐다.
확인결과 해당 증권사의 전산장애로 약 3시간 가량 주문처리가 지연됐던 것으로 판명됐다. 더욱이 이 증권사는 실시간 계좌대체 약정이 체결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전산장애가 나자 수작업으로 주문을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한가를 노려 주당 1만9550원에 넣었던 주문은 1만5600원에 체결됐다. '상한가 대박'을 기대했던 박씨의 분통이 터진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사실.
그는 곧바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보상액에 대한 증권사의 기준은 달랐다. 상한가에 매도할 수 있었다는 것은 관련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거래량 가중 평균가격을 적용해야 옳다는 입장인 것.
이에 분개한 박씨는 곧바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를 찾았지만 결국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주가는 수시로 변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투자자가 최고가에 주식을 팔아서 이익을 얻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상한가를 기준으로 보상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위원회의 설명이다.
아울러 분쟁조정위원회는 박씨가 전화를 통해 장애시간 중 주식 매도의사를 밝혔지만 주문을 낸 자료가 없어 실제로도 매도주문을 냈을지 여부 및 체결가능성을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그는 전산장애 시간 중 거래량 가중평균가격(1만8116원)에서 매도가(1만5600원)를 뺀 금액인 주당 2516원씩을 보상받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몇 달간을 기다려 온 '일확천금'의 꿈이 예상 못 한 변수를 만나 좌절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