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정치 부활...朴대통령, 아버지 닮지 않기를"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 통과 이후, 국정원이 강제 구인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폭력 사태에 대해 야당은 5일 일제히 국정원과 정부를 향해 '공포정치 부활'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전날 이 의원에 대한 국정원의 강제구인 중 벌어진 국회의원회관 난입과 폭력 사태에 대해 "어제 하루 종일 대한민국 국회는 철저하게 통제됐다. 자진 출두하겠다는 의사에도 국정원은 체포동의안 처리 3시간여 만에 이석기 의원을 강제 구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국회의원회관이 봉쇄되는 등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고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늘도 ‘종북 세력의 국회진출을 도왔다’며 민주당 책임론을 거론했다"며 "불법 대선개입으로 국기 문란, 헌정파괴를 일삼은 국정원 개혁은 외면한 채 정국을 호도하며 공안몰이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G20정상회담 등 해외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앞서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가관과 정치철학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언급한 것을 지적, "어제 국회 모습을 떠올리면 이 말씀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배 대변인은 "역사가 증언하는 박정희 정권시절은 '공포정치 시대'였다. 정권 유지를 위해서라면 법도 이성도 통하지 않던 막걸리 보안법 시대였다"며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 시대의 어두운 부분만은 닮지 않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정원과 새누리당의 행태는 국민들의 우려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역사를 되돌리려는 세력에게 단호히 맞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정원 폭력사태에 대해 "국민 대의기구로서의 국회를 행정부가 무시한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 자진 출두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정보기관과 경찰이 입법기관의 한 가운데에서 공권력을 강제하는 행위는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사상 초유의 공권력 국회 난입'이라고 규정할만한 이번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국회의 존엄을 바로 세우기 위한 조치를 국회의장에게 요청하며, 대통령은 입법부에 대한 존중과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부로 통합진보당 공동대변인이 된 김재연 의원은 이 의원의 구인집행 과정에서 경찰들에게 자신이 끌려 나간 경위를 설명하며 "국회의원회관을 밀고 들어오는 국정원 직원들은 용역깡패 같은 모습이었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절차를 무시하고 국회 안까지 용역깡패처럼 난입하는 국정원의 모습은 야만적"이라며 "체포동의안이 통과되자 이제 자신들이 법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유신독재시대가 시작됐다고 믿고 있는 게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폭력으로 국회를 짓밟을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