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의 불법 행위에 대한 상세한 처벌 기준을 마련한다는 금융위원회의 발표는 업계의 관심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불명확한 기준으로 혼란을 초래했던 금융사 징벌기준이 수술대에 올라갈 예정.
아울러 금융당국은 그동안 지지부진 했던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을 더욱 구체화시켰다. 특히 자정을 전후로 가동을 중지했던 결제시스템을 24시간 내내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용자들의 불편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청와대의 인사검증 지연으로 두 달여를 끌어왔던 우리금융지주와 계열사 인선이 마무리되며 민영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 수술대 오른 금융사 징벌기준…과태료 체계 '세분화' = 금융회사의 규정 위반 시 부과되는 과태료 및 과징금 체계가 대폭 수정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다음달 중으로 시행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350여개로 세분화된 금융사의 불법 행위를 건별 기준에 맞춰 구체적인 양정기준을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같은 위법행위가 다시 적발되는 경우 적용되던 가중부과 기준도 현행 10%에서 20%으로 상향 조정된다. 아울러 과태료 총액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되지 않도록 법정한도액의 10배나 자본총계의 10% 초과분에 대해서는 감경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정부가 결정하는 과태료 및 과징금 수위는 투명하지 못하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구체적인 제재 기준 없이 '주먹구구 식'의 형벌을 내려왔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금융제재는 금전적 제재가 아닌 인적 제재에 가까웠다"고 표현했다. 양형기준이 명확치 않아 금융사에 납부를 요구할 금액 산정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금융사에 과징금을 부과하면 (회사만 손해를 보고) 정작 잘못을 한 직원에게는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 마무리 들어간 우리금융 인사 = 두 달 반을 끌어온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의 인사가 매조지에 들어갔다. 지난달 28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마무리 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4일 기업고객본부장에 정원재 마케팅지원단장을 HR본부장에 정기화 업무지원단장, 리스크관리본부장에 이경희 기업금융단장을 집행부행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영업실적과 경영성과를 최우선으로 반영하되, 민영화를 앞둔 시점에서 조직의 안정성 및 각 분야별 전문성과 영업력을 고려해 인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발맞춰 나머지 계열사들도 주주총회 등을 통해 조만간 인사를 마무리 할 전망이다.
한편 광주은행장에 선임된 김장학 우리금융 부사장은 노동조합의 반대에 막혀 취임 사흘 만에야 정상출근을 하는 등 난제에 부딪쳤다.
민영화와 관련해 지역 환원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을 바란다는 것이 노조의 원론적인 입장. 다만 매각 마감일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만큼 현 내정자와 발을 맞추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이라는 속내이다.
노조 관계자는 "면담을 통해 고용안정이나 자율경영과 같은 부분에 대해서 은행장의 의지를 확인했다. 우리도 매각 마감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무조건 (취임을) 막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신임 행장이 직을 걸고 민영화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한 만큼 일단 기다려 볼 생각"이라며 "다만 본점 1층에서 진행 중인 천막농성은 민영화가 결정될 때까지 그대로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 발표…한도 '늘리고' 환급기일 '줄이고' =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이 발표됐다. 국민들의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고 가계부채 문제를 완화한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카드 사용 한도를 하루 600만원으로 늘리고, 결제를 취소하면 다음 날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아울러 일일 정산 등의 이유로 자정 전후로 결제가 중단되던 시스템을 24시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또 카드사가 은행에 지급하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간 모집수당 격차를 축소해 금융회사의 체크카드 판매유인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윤수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면서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체크카드 이용을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의 체크카드 사용 편의성을 제고하고 금융회사의 유인체계 개선 등 체크카드 이용을 장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개선 작업은 내년 초까지 모두 완료될 예정. 체크카드 24시간 운영 및 사용 한도 확대는 올해 안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