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국정원 개혁" VS 새누리 "모든 의제"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3일 청와대가 제안한 '대통령-여야 대표 3자회담'을 수용했다. 3자회담의 핵심인 의제에 대해서는 '국정원 개혁'과 대통령 사과를 거듭 못 박았다.
이에 새누리당은 "국정원 개혁을 포함한 모든 국정현안을 논의하자"고 한만큼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여당 입장에서 대통령 사과나 국정원 개혁 등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어느 수준에서 타협을 볼지 쉽지 않아 회담 의제를 둘러싼 치열한 머리싸움이 예상된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어제 청와대가 제안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담에 응하겠다"며 "회담 형식보다는 그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원 개혁 등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담보되는 회의가 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한길 "국정원 개혁, 대선개입의혹 대통령 사과 있어야" = 김 대표는 3자 회담 의제에 대해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개혁 및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대통령 사과 ▲경제민주화· 복지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첫째는 민주주의 회복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가정보기관이 헌법을 부정하고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들의 엄중한 시선"이라며 "박 대통령이 국가 정보기관의 신세를 얼마나 졌는지는 논의 중심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그로부터 자유롭고 싶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기관이 민주주의를 부정했다. 낡은 것을 청산하는 것이 책무"라며 "이번 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악습에서 벗어나 진정한 민주주의자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 대선 국정원의 개입에 대해 조금의 주저함이 없이 청산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산 의지에 대해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가 지시했으므로 사과하라는 게 아니다. 박 대통령이 한 시대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대로 정리하고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가정보기관을 역사 관점에서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있어야 한다"며 "사법적 응징이 있어야 하고 대선 이후에도 계속되는 권력기관의 정치개입의 청산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복지 확대, 민생문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3자 회담이 우리 정치를 제대로 살릴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與 "국정원 개혁 집중되면 이야기할 것"…청와대와 의제 논의 = 새누리당은 김 대표의 '수용' 의사에 대해 "청와대가 3자회담을 통해 국정 전반의 모든 문제와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서 국민과 정치권이 갖고 있는 의구심을 털어내겠다고 한만큼 그동안 청와대에 하고 싶은 말들과 주문하고 싶은 것들을 기탄없이 건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일호 대변인은 김 대표가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 "민주당이 회담에서 집중 거론하면 그 부분이 자연스럽게 논의되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그 의제에 대한 대답을 정해놓고 회담을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3자 회담을 통해 민주당의 장외투쟁 등으로 극렬히 대치 중인 여야 관계를 풀 ‘전환점’이라는 데 기대를 걸면서도 국정원 개혁과 대통령 사과 등에 대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청와대와 원내 지도부가 ‘의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