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의제매입세액공제, 보완장치 마련하겠다"
의제매입세액 공제한도를 설정하는 내용이 담긴 정부의 세법개정안과 관련, 여야 의원 모두가 영세 자영업자가 피해를 본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의제매입세액 공제한도를 매출액의 30%로 설정했다. 의제매입세액공제는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농수산물 식자재를 구입하는 금액만큼 부가가치세를 환급해 주는 제도다.
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현안보고 및 전체회의에서 "의제매입세액공제 한도를 30%로 제한하면 재료비가 많이 드는 작은 음식점의 영세업자가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문재인 의원 역시 "중소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자의 월 평균 수익이 어느 정도인 줄 아느냐"라며 "월 평균 150만원이란 자료가 있다. 형편없지 않느냐. 오히려 더 지원하고 보호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영세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피해가 발생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자영업자의 조세부담이 커지고, 영세한 음식점일수록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현 부총리는 "부가세를 안 내는데 그것을 환급해주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문 의원이 지적하는 문제도 있지만, 세법 하나로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기재부가 마련하는 보완장치는 매출액의 30%만 가능토록 한 공제한도를 40% 정도 수준까지 완화하는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산층 세부담이 늘어나는 세법개정안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삼성전자가 1년에 16조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이익을 올려놓고 세금은 2조원 낸다. 실효세율은 14%"라며 "비과세 감면을 줄인다면 3조원의 세금을 내게 하는 것도 쉬울텐데, 그렇게는 하지 않고 세법개정안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중산층부터 손을 대고 있다. 이것이 국민정서에 맞느냐"라고 강조했다.
김현미 의원은 세법개정안이 수정된 것에 대해 "대통령에게 세법개정안을 미리 보고했느냐. 개정안 목차를 보면 과세형평 제고를 한다는 것이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뚜껑만 봤느냐"라고 말했다.
현오석, 경제·세수상황 낙관…여야 "답답하다"
정부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4%대로 잡고 올해 세수부족이 7조~8조원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여야는 정부가 상황을 낙관하는 것 아니냐며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현 부총리는 "(일각에서 연말까지 10조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지만) 지하경제 양성화와 추경을 통해 대비했기 때문에 올해 7조~8조원 정도만 세수가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4% 경제성장률을 전제로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는 것에 대해선 "여러가지 경제 상황이 변화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4%의 경제성장률 실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홍종학 의원은 "정말 답답한 얘기다.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가 났는데 현 부총리는 계속 하반기 경제가 괜찮을 것이라고만 얘기하느냐"라며 "세수진도비가 현재 최저 수치라는 것을 모르느냐"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은 "올해 4월 다른 기관에서 높은 경제성장률을 말할 때 정부에서는 오히려 낮게 전망했는데 지금은 4%를 얘기한다"며 "내년 경제성장을 너무 높게 보고 있지 않느냐. 정부가 경기를 낙관하고 있다"고 힘을 보탰다.
문재인 의원은 "공약가계부의 재원을 마련하기에는 세법개정안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라며 증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현 부총리는 "비과세 감면 정비와 지하경제 양성화로 공약가계부 상 재원은 확보가 가능하다"며 "새로운 증세는 충격이 발생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오석-야당, '재정적자·세수부족' 신경전 치열
하반기 처음 열린 국회 기재위에서는 현 부총리에 대한 야당의 기선잡기를 비롯한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현 부총리가 재정적자 규모에 대해 수치를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자 야당에서는 이를 집요하게 추궁하며 현 부총리의 자질을 문제 삼았다.
홍종학 의원은 "상반기 재정적자 규모가 어떻게 되냐"고 묻자, 현 부총리는 "확인해보겠다"라고 하며 기재부 직원에게 이를 물었다.
홍 의원은 이를 놓치지 않고 "지금 사상 최대 재정적자가 났는데 부총리가 얼마가 적자가 났는지 모르냐"며 공세를 펼쳤고 현 부총리는 "정확한 숫자를 얘기해야 돼서 그랬다"고 해명했지만 홍 의원은 "46조2000억원이란 재정적자 규모를 나도 매일 외우고 다닌다"고 말했다.
김현미 의원은 기재부 현안보고 자료에 경제민주화 단어가 빠진 것에 대해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될 때 가장 큰 공약이 복지와 경제민주화였는데 이것이 사라졌다"며 "경제민주화가 막 내렸나. 이는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현안 중심으로 다루다보니 그랬다. 이해해달라"며 진땀을 뺐다.
문재인 의원은 오전 질의에 이어 오후까지 재원확보 문제를 꾸준기 제기하며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를 철회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방법이라는 것을 박 대통령에게 건의할 용의가 없냐"고 질의했지만 현 부총리 역시 "비과세 감면 정비와 지하경제 양성화로 세수확보가 가능하다"고 일관된 답변으로 맞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