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대위 체제' 산물…논란 예상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원내투쟁'을 선언하며 정기국회에서 정부의 세법개정안과 공약 후퇴 등에 반대, 수정할 뜻을 밝히자 국회선진화법의 악용을 우려하며 이를 개정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은 국회 폭력을 막기 위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천재지변이나 전시 등 불가항력 상황으로 극히 제한, 사실상 차단했다. 다수당이자 여당인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야당의 협조 없이는 직권상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이 점을 적극 활용, 세법개정안과 기초연금, 경제민주화 등 공약 후퇴된 법안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박근혜정부 첫 정기국회에서 산적한 경제 활성화 법안과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 등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지 않을 것을 우려, 거듭 국회선진화법 '무용론'을 제기하며 군불을 피우고 있는 것.
최경환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24시간 원내투쟁'에 대해 "막가파식 행태가 민생현안이 산적한 국회를 식물국회로 전락시키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민주당이 거리투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자 어렵게 정상화된 정기국회를 무늬만 바꾼 투쟁의 수단으로 악용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무슨 전투하는 곳이냐. 국회는 국민들의 아픔을 보듬고 여야 합의로 민생을 살리는 대안을 도출하는 곳"이라며 "야당이 이런 자세인만큼 새누리당도 철저히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격돌'을 예고했다.
최 원내대표는 "지금 식물국회법으로 전락될 위기에 있는 국회선진화법과 이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국민 공감대를 얻고 나갈 수밖에 없는 서글픈 현실"이라며 "영원한 여당도, 야당도, 영원한 다수당도 소수당도 있을 수 없다. 국회선진화법을 국회 발목잡기에 이용하면 야당은 국민의 매서운 심판에 직면할 것이고 선진화법의 수명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선진화법 개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과 소수당의 의견이 존중돼야 하지만 무소불위의 소수에 의해 국정이 좌우되고 그들 입맛에만 맞는 결정이 내려진다면 국회는 마비돼 식물국회가 될 것"이라며 "헌법이 보장하는 다수결 원칙을 훼손하고 우리를 다수당으로 선택한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거듭 선진화법 '무용론'을 주장했다.
김기현 정책위 의장도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법은 선진화됐는데 민주당 행태가 너무 후진적이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는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제1야당으로서의 실력행사는 정책행사로 해야지 선진화법으로 민생을 볼모로 한 정쟁수단으로 써서는 안 된다"며 "야당의 허락 없이는 국회가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것을 선진화라고 할 수 없다. 개선 방안에 대해 당내부적으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고 선진화법 개정을 시사했다.
하지만 국회선진화법은 지난 2012년 19대 국회 개원 직후 열린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으로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주도한 쇄신법안이어서 개정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