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는 27일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SK그룹 최태원 회장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에게는 징역 3년6월을 선고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이로인해 형제가 모두 법정구속됐다. 최 부회장은 이날 "도망가지 않겠다"며 불구속을 요청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재벌총수로서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행위를 엄벌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최재원의 자백, 김준홍의 진술, 그 밖의 각종 정황 증거를 토대로 예비적 공소사실을 충분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들이 허황되고 탐욕스러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SK그룹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장모 전무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전날 밤 대만에서 국내로 송환된 뒤 최 회장 형제 측 변호인이 각각 변론재개를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 "김원홍의 인간됨으로 미뤄 최태원의 주장에 부합하는 통화기록을 전혀 믿을 수 없다"며 "김씨를 증인으로 신문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데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