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세관에서 열린 '관세행정 3.0 경진대회'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백운찬 관세청장과 발표자들. 이번 경진대회는 공공기관 최초로 열린 것으로 부처 간 칸막이 제거, 국민중심 행정 등의 주제로 8개의 우수사례가 발표됐다.
부처 칸막이, 부처 이기주의, 성과주의, 탁상행정…
부처 간 교류와 협력이 부족하다며 공직사회를 비판할 때 흔히 쓰이는 수식어들입니다. 이미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듯 아무리 애를 써도 깨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지만 우리의 현주소이죠.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오던 '부처 간 협업'은 현재 중요한 국정과제로 떠올랐지만 국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했던 뿌리깊은 공직사회의 관행(慣行)이 대통령의 한 마디로 과연 깨질까하는 의구심을 떨칠래야 떨치기 어려운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27일 오후 서울 논현동 서울세관청사에서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바로 관세청에서 개최한 '정부 3.0 경진대회'가 그것입니다.
'정부 3.0'이란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공공정보를 누구나 손쉽게 활용하자는 공공정보 개방 운동으로, 부처 간 정보공유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공공기관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개 혹은 공유하지 않으려고 했던 공공연한 관행을 공공기관 최초로 정면돌파하는 행사를 가진 것입니다.
이번 경진대회는 정부 칸막이 제거와 국민 중심의 맞춤형서비스 제공, 공공데이터의 민간 활용 활성화 등 3가지 분야에서 총 8개의 우수사례가 발표됐습니다.
8명의 관세청 직원들은 자신들이 현장에서 몸소 체험하고 느꼈던 것을 직접 행정에 녹여 활용했던 사례를 발표하며 청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먹거리로 불안한 국민들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바코드를 찍으면 위해식품인지 아닌지 바로 알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큰 박수를 받았으며 관세청과 국세청의 역외탈세 정보공유로 세수를 확보하는 사례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내용은 물론 발표형식까지 청중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냥 내용을 쭉 읽고 끝나는 방식이 아니라 청중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음향효과, 영상자료, 발표자의 재미있는 멘트까지 내용과 형식에서 관세청 직원들의 땀과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이날 대회에서는 FTA 일자리 창출 사례를 발표한 서울세관이 대상을, 관세청-국세청 정보공유를 한 사례 본청(관세청)이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위해식품을 감별하는 사례를 발표한 인천세관과 관세청 싱글 윈도우 사례를 발표한 본청(관세청)이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백운찬 관세청장은 "소통과 협력이란 정부 3.0의 핵심가치를 비춰볼 때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가 폐쇄적인 관행과 조직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번 대회는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며 관세청이 국민 중심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랜 관행을 이번 대회 한 번으로 깨버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관세청의 첫걸음이 쌓이고 또 쌓이다보면 나중에는 관행이라 여겨졌던 '부처 이기주의'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