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 10개 추가
내년 발급의무 기준금액 30만원→10만원 '↓'
# 1. 성형외과 원장 A씨는 성형수술을 위해 방문한 고객에게 코와 눈 성형비용 650만원을 현금결제하면 150만원을 할인해 주겠다는 '당근'을 제시, 고객으로부터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주지 않기로 합의를 봤다.
하지만 이 '검은 합의'는 끝내 깨졌다. 성형수술을 받은 고객이 7개월 후, 현금영수증 미발급 사실을 국세청에 신고했기 때문이다(미발급 신고기한 거래일 이후 5년). 결국 A씨는 미발급금액(500만원)에 대한 과태료 250만원을 부과받았다.
# 2. 변호사 B씨도 성공보수 등 수임료를 친인척명의 차명계좌로 입금받아 관리하는 방법으로 수입금액 7억원을 신고누락하는 한편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임에도 불구, 현금결제분 2억원에 대해 현금영수증을 발행하지 않았다.
국세청에 덜미를 잡힌 B씨는 소득세 등 5억원, 현금영수증 미발행 금액 2억원에 대한 과태료 1억원을 토해냈다.
현금영수증 발급을 회피하려는 사업자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믿었던 소비자들의 '배신(?)'도 두렵지만, 기본적으로 현금영수증 발급의무가 더욱 타이트해지기 때문이다. 과세망에 포착되지 않는 현금거래는 '지하경제'의 기반을 이루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원천차단하기 위한 제도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영익 국세청 전자세원과장은 1일 "오늘부터 개정된 법률에 따라 30만원 이상 현금거래시 소비자가 요구하지 않아도 반드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하는 업종이 종전 34개 업종에서 44개 업종으로(10개 업종 추가) 늘어난다"고 밝혔다.
천 과장은 "이들 업종 사업자는 1일부터 3개월 이내인 올해 말까지 현금영수증 가맹점에 가입해야 하고 내년 1월1일 이후 거래분부터는 소비자 요구가 없이도 반드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하며 미발급시 거래금액의 50%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추가된 10개 업종은 ▲시계 및 귀금속 소매 ▲피부미용업 ▲기타 미용관련 서비스업 ▲실내건축 및 건축마무리 공사업 ▲결혼 사진 및 비디오 촬영업 ▲맞선주선 및 결혼상담업 ▲의류임대업 ▲포장이사 운송업 ▲관광수박업 ▲운전학원 등이다.
이와 함께 새롭게 추가된 10개 업종은 물론 기존 34개 업종 사업자들도 수입금액 기준(직전연도 수입금액 2400만원 이상)이 폐지되면서 무조건 현금영수증 가맹점에 가입해야 한다. 즉 기존 34개 업종 사업자들도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2400만원 이하였더라도 올해 말까지 현금영수증 가맹점에 가입해야 한다.
이 기한 내에 가맹점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수입금액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가맹가산세로 물어야 한다.
현재 이들 업종의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기준금액은 30만원 이상 거래시로 묶여있지만 내년부터는 기준금액이 10만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현금영수증 미발급 신고포상금 제도도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자들이 더 이상 '현금결제'를 선호할 유인은 점차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005년 도입 당시 18조6000억원 수준이었던 현금영수증 발급금액은 지난해 82조4000억원으로 4.4배 증가했고 민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47%에서 지난해 89%(신용카드 포함)로 증가했다.
천 과장은 이와 관련 "국세청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 추가 및 가맹점 가입의무 확대에 대한 사업자 및 소비자 대상 홍보를 강화하고 신고포상금 제도 등 감시기능 활성화, 발급의무 위반사업자 과태료 부과 등을 통해 엄정한 관리를 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