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입었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각양각색의 사연들이 금융당국에 접수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 금융감독원은 여의도 본원에 '불완전판매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센터 운영 이틀 만에 약 1800건의 회사채 및 CP 피해신고가 접수되는 등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올해 78세가 되신 할머니 한 분은 이번 일로 인해 복통과 손 떨림 증상이 멈추질 않는다고 호소했습니다.
'그 돈이 어떤 돈 인줄 아느냐'는 말씀을 연신 되풀이하시는 모습에서 노후자금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참담함이 묻어났습니다.
"늙어서 자식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살기 위해 마련한 자금이다. 결국 내 잘못이긴 하지만 애초에 위험하다는 한 마디만 해줬으면 아무리 눈이 침침해도 상품설명서를 꼼꼼히 읽어 봤을 것"이라는 말씀에는 증권사 직원의 말만 믿고 투자한 것에 대한 후회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동양시멘트 채권에 투자한 주부 A씨는 "내 통장에 돈만 들어오면 증권사에서 귀신같이 알고 전화가 온다. 결국 자기네 상품 가입하라는 전화다"라며 증권사들의 영업행태에 대해 비난했습니다.
이어 A씨는 "지금이라도 해약하면 60%는 건진다는 말을 듣고 어제 (지점을) 찾아갔더니 상품을 팔았던 직원이 울면서 하소연하더라. 근데 결국 동양시멘트도 법정관리 신청하지 않았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A씨가 증권사 지점을 찾은 것은 지난 1일 오전 11시. 당시 지점 직원은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일은 없다며 해약을 적극 만류했지만 정작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당일 오전 9시 경이었다는 증언입니다.
같은 사연으로 신고센터를 찾은 노부부는 "하다못해 상품 가입하면서 서명조차 안했다. 전화로 이 상품이 좋다고 하기에 '알았다'는 말만 했는데 저절로 가입이 되는 식이다"라며 "증권사 영업이 이런 식이면 저축은행 사태 같은 일이 또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아울러 "도대체 금감원장은 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 금융사들 불법 영업하는지 감시하는 것이 금감원 일 아니냐"며 감독당국의 안일한 대응을 질책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강서구에서 오신 또 다른 투자자는 "신문을 읽어보니 금감원이랑 금융소비자원에서 뭔가 진행한다기에 뭔지도 모르고 들렀다. 막상 와서 분쟁조정신청서 한 장 써내고 나니 (금감원 직원들이) 아직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나중에 담당자를 통해 전화해 준다고만 하더라"는 불만을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의 절차에 대해선 FAQ를 만들어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그것이 전달이 잘 안 되는 측면이 있다면 잘 보이는 곳에 안내문을 만들어 붙여서 분쟁 해결 절차를 안내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되는 경우 관련 금융사에 판매경위 등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하게 된다. 통상 3주 정도 걸리지만 동양증권의 경우 관련분쟁이 늘어나고 있어 사실조회에 시일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설명을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