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외국 자본, 공기업 지분 보유시 부작용 상당할 것"
금융당국 "외국인 투자 오히려 환영할 일 …법적 문제 없어"
정부가 산업은행의 IPO(기업공개) 가능성을 열어놓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향후 정책금융공사와 통합 이후 공기업 주식 처리 문제 등이 난제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산은에 대한 의결권 51% 이상 만을 유지하고, 나머지 지분에 대한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산은과 정금공이 통합을 앞둔 만큼 공사가 보유중인 공기업 지분까지 동시에 매각되는 셈인데, 외국계 자본이 국내 공기업의 의결권을 가졌을 때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기업 의결권을 지키기 위해 정금공으로 넘긴 주식이 4년 만에 다시 산은으로 돌아오는 격"이라며 "두 기관이 다시 통합되면 이 주식을 맡길 또 다른 기관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는 지난 2009년 산은 민영화를 대비해 산은이 보유한 공기업 지분 일체를 정금공으로 이전한 바 있다. 민간 및 외국 자본으로부터 공기업의 의결권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기업의 공적업무 보다는 수익성이 중요하다"며 "외인들이 지분을 보유하면 주주로서의 권리를 요구할 것이다. 예컨대 배당을 올리라는 식의 주문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정금공이 보유한 국내 공기업 주식은 한국전력공사와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수자원공사, 토지주택공사, 도로공사, 자산관리공사, 광물자원공사, 관광공사 등이 있다. 한전의 경우 의결권의 30%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정금공이며 수은에 대한 지분도 18%에 달한다.
반면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 지분이 51% 남은 상태에서 만약 우수한 외국인 투자자가 나머지 일부를 가져간다고 하면 환영할 일"이라며 "정부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자체가 이론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없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아울러 그는 "1인당 지분 제한 같은 것은 있을 수 있으나 국내 투자자와 차별은 없다. 산은이 영업력을 높이기 위해 외국계 자본과 전략적 제휴 같은 것을 맺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 검토해보진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