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 원금보장 여부 꼼꼼히 따져야…과욕은 금물
비과세상품 활용·통화 분산 등 통해 기대수익률 올려야
노후자금, 단기목적자금 바구니와 따로 담아 관리해야
100세 시대를 앞두고 은퇴에 대한 불안감은 상당하지만 저금리 저성장의 상황에서 돈을 불리기도 마땅하지 않다. 그렇다고 노후 준비를 포기한 채 넋을 놓고 있을 것인가.
외환은행 VIP 고객들의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이끌어오고 있는 김대용 PB마케팅부 영업추진팀장은 "평균 수명이 80~90세가 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노후준비는 생존의 문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미 은퇴 이후 노후자금 준비는 선택 사항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사항이 됐다는 설명이다.
"심플하게 말하면 노후자금은 인생의 무게가 늘어나는 만큼 비중을 늘려야 한다. 20대에는 20%, 40대에는 40%, 50대 이후에는 50% 이상 노후자금 비중을 늘려 나가야 한다."
김 팀장이 말한 노후자금은 자신이 저축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비용 전체에서 은퇴 이후를 위해 별도로 준비해 두는 비용을 말한다.
2~3%대의 저금리 시대에서 과연 노후자금을 두둑하게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외환은행에서도 최고의 PB영업 전문가로 불리는 김 팀장에게 100세 시대 노후대비 전략에 대해 전해 들었다.
■재테크에 '올인'이란 없다…연령별 전략은 = "세상에 공짜는 없다. 수익이 높다면 그 이면에는 숨은 리스크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준비해 나가야 할 노후자금 준비에서 한 곳에 ‘올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 팀장은 100세 시대 금융 상품 선택시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원금보장 여부'를 꼽았다. 기대수익률 상승을 위해 포트폴리오 상에 투자상품을 적정하게 배치해야 하지만 지나친 수익률 추구는 금물이라는 소리다.
최근 내노라하는 부자들 사이에서는 '중위험 중수익'의 상품이 가장 각광을 받고 있으며, 월지급식과 절세상품에 투자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귀띔이다.
저금리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익률을 쫓기 보다는 절세상품을 택해 빠져 나가는 돈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장기간 월지급식으로 또박또박 돈이 나오는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연령별 재테크 전략은 어떻게 차별을 둬야 할까?
김 팀장은 "20대와 30대를 각각 재테크 입문기와 성숙기로, 40대와 50대 이후를 재테크 황금기와 완숙기로 구분해 생애주기별 자산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대에는 결혼자금과 주택구입자금을 위한 종자돈 마련을 위해 청약통장, 적립식통장, 재형저축 등 비과세 상품을, 30대는 내집 마련에 대한 욕구가 높고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아지는 시기인 점을 고려해 장기주택마련상품이나 적립식펀드, 어린이적금이나 보험상품을 추천했다.
또 40대는 수입이 늘어나지만 그만큼 비용 지출도 많은 나이인데 자산운용의 극대화와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해 주식형 펀드, 연금보험, 저축성 보험 등을 통해 고수익 운용과 절세효과가 큰 상품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50대는 자녀결혼자금과 노후자금 마련 등 목돈을 생각해야 하는 시기로 자산관리의 리스크 조정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다. 이에 채권형펀드, 정기예금, 간병보험, 부동산 투자 등을 추천했다.
다만, 부동산은 올인하지 말고 수익성 부동산 위주로 보유비율을 40% 이하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2010년 말 기준으로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이 78대 22 정도로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데 수익이나 이자가 나는 쪽으로 비중 자체를 조정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60대 이상은 무엇보다 환금성과 안전성이 조화된 상품으로 자산관리의 안정성을 도모할 시기다. 이에 월이자 지급식 상품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한편 상속 등에 대비한 재테크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팀장은 "사람들이 10년 가입을 유지해야 하는 장기 금융상품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려고 무리하는 경우가 있다"며 "20~30대에 10년 장기상품에 가입하면 은퇴시기인 50~60대에 3번 정도 가입할 수 있는 것으로 은퇴 때에는 상당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독대에 돈 묻어 두지 마라 = 2%대 저금리에 절세상품도 씨가 말라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노후자금 운용을 한다고 정기예금에 장기간 돈을 모아 두는 것은 장독대에 돈을 담아 두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김 팀장의 지적이다.
김 팀장은 "이자가 적다고 1000만원을 장독대에 묻어 두고 15년 뒤에 꺼낸다고 생각해 보라"며 "15년간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결국 본전도 못 건지는 행동으로 현재 원금이 보장된다고 해 정기예금에 무작정 두는 것은 유동성 확보 이외에는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돈은 굴려야 제 가치를 얻을 수 있고 이러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테크 전략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김 팀장의 충고다.
비과세 상품을 적극 활용해 절세를 통한 기대수익률을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그에 따르면 시중에 절세상품의 씨가 말라간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선택의 폭은 넓다.
우선 2015년 말까지 가입해야 하는 재형저축의 경우 7년 이상 유지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며, 60세 이상 노인 또는 장애인의 경우 2014년 가입분까지 3000만원 한도에서 세제지원이 되는 생계형 저축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
2014년 12월 31일 발행분까지 비과세가 적용되는 물가연동국채나 한국과 브라질 간 조세협약에 의해 이자소득과 매매차익 및 환차익에 비과세 혜택이 있는 브라질 국채의 매력도 여전하다.
10년 이상 계약 유지시 전액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장기저축성 보험의 경우 종신형과 적립식 보험은 비과세가 유지되고 상속형은 연금 2억원까지 비과세가 유효하다. 또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해외펀드와 달리 매매차익에서 발생되는 이익에 대해 여전히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다.
통화나 자산의 분산을 통해 수익률을 조정할 수도 있다.
김 팀장은 “외환은행은 외화자산 상품에 강점이 있는 만큼 외화보험, 예금, 역외펀드 등 통화의 분산을 고객들에게 조언하고 있다”며 “환차익은 비과세이기 때문에 원화 위주의 통화를 외화자산으로 분산할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에 지는 재테크는 허당 = 김 팀장은 "마이너스 금리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실질수익률”이라며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투자는 허당이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8%인데 현재 VVIP의 1년제 정기예금의 경우 연 2.75%로 세후수익률은 2.32%에 그친다.
이를 물가조정 수익률로 계산해 보면 마이너스 0.995%의 수익률이 나오는데 저금리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을 뛰어 넘지 못하는 재테크는 오히려 돈을 까먹는 것과 같다는 소리다.
김 팀장에 따르면 최근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VIP 고객들이 선호하는 것은 5~10% 수익률을 내는 중위험 중수익 금융상품이다. 원금이 보장되거나 어느 정도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들인 것이다.
하지만 금융상품을 자신의 노후자산 포트폴리오에 담을 때는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예·적금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며 투자원금에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원하는 '위험회피형'의 경우 초단기금융상품인 'MMF'가 적합하며,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하되 주식시장의 변동성보다는 낮은 수준의 위험을 선호하는 '안정성장형'은 채권혼합형이나 주식혼합형 상품이 적당하고 원금의 70% 이상을 보전해 주는 ELF(주가연계펀드)도 매력적이다.
시장평균 수익률을 훨씬 넘어서는 높은 수준의 투자수익을 기대하며 이를 위해 높은 원금 손실의 위험도 감수할 수 있는 '공격형'이라면 중소형주식형, 이머징지역/개별국가주식형 등을 통해 투자수위를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김 팀장은 "투자상품은 원금에 더해 투자이익을 내야 하는데 각자가 투자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며 "하지만 연세가 드신 분들이 노후자산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위험성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더불어 자신의 포트폴리오 작성시 유의해야 할 사항 중 하나가 단기 목적 자금과 중장기 목적 자금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 결혼이나 학자금 등을 위한 자금과 은퇴준비를 위한 노후대비자금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것이다.
김 팀장에 따르면 은퇴자산 운용을 위한 금융상품 중 단기운용이 필요한 것은 MMF나 세금우대나 비과세 저축, 월지급식 정기예금에 모아 두고, 3~5년의 중기 목적 자금은 회사채나 월지급식 펀드나 ELS(주가연계증권)에 두는 것이 좋다.
또 10년 이상 장기운용을 할 자금은 월지급식 주택연금과 즉시연금, 반기지급식 물가연동국채에 담아 두면 노후대비 자금으로 든든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이어 그는 "소득이 적어도 지출을 통제해 소득의 일정 부분을 적립한다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며 "20세의 흡연자라면 오늘부터 담배를 끊고 담뱃값으로 하루 2500원을 연이율 11%의 금융상품에 투자할 경우 58세 퇴직시 5억원이 넘는 거금을 손에 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원금뿐 아니라 이자에도 이자가 붙는 복리 효과를 과소평가 하지 말라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외환은행은 현재 국내에 한정된 PB서비스를 캐나다나 호주 등 해외 교포 등을 대상으로 넓혀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현재 해외 교포들을 대상으로 설명회 등도 진행하고 있는데 해외에서 부를 이룬 후 한국으로 돌아와 노년을 적적하지 않게 보내려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