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세법은 종교단체가 종교와 관련된 목적(고유목적사업)으로 사용하기 위해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서는 취득세 등을 면세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종교단체들은 이를 악용, 비영리 목적으로 취득한 부동산의 임대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렇다면 취득한 부동산 등을 이른바 '장학선교'의 용도로 사용할 경우 고유목적사업에 해당,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 교회의 신성한(?) '돈줄' 영어유치원 = A목사는 지난해 교회당을 새롭게 신축하면서 1층에 자체 영어선교원이 운영하는 형태의 영어유치원을, 2층부터 4층까지는 예배와 종교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세금을 면제받았습니다.
하지만 관할 자치단체에서는 해당건물이 종교용 외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 A목사에게 취득세 등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바로 A목사가 교회 내에서 유치원을 운영해 수익을 내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A목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영어선교원은 교회에서 분리된 단체가 아닌 교회내 특수조직으로 소속되어 있으며, 수익사업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 고유사업을 위한 단체로 승인받았다는 것.
A목사는 "영어선교원은 다른 영어유치원과 학원처럼 학비를 받아 운영하는 것이 아닌 자발적 헌금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선교원 모집요강 어디에도 수강료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교회의 선교와 종교교육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며 세금 추징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A목사의 바람과는 달리 과세당국은 입장을 달리했습니다. 바로 종교목적과는 다르게 영어유치원과 동일한 영어선교원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포착했기 때문입니다.
과세당국은 "일정 금액을 납부하면 신도가 아닌 일반인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고, 선교헌금영수증 마저 날인되지 않은 기부금 영수증이므로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영어선교원의 교사들이 A목사의 교인들이라고 볼 수도 없으며, 해당 선교원의 운영내역 등에 대한 자료제출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당초 처분은 적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영어선교원 종교목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 결국 심판청구까지 가게 된 다툼에 대해 조세심판원은 과세당국의 처분이 옳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A목사의 주장과 달리 종교목적이 아닌 유료의 어린이 유치원으로 둔갑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수강생 모집요강은 신도들이 아니라 일반인 대상으로 작성된 것으로 그 내용을 보면 선교보다는 영어교육이 주된 목적인 것으로 보여 지며, 모집요강에 수강료가 무료인 것으로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은 이상 선교원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고 인정할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판원은 또 "선교원이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해당서류를 제출했지만, 학부모들의 서명만 개별적으로 받은 것으로 그 내용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해당 시설이 순수하게 종교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라면 운영내역 등의 자료제출요구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취득세 등을 추징한 처분은 잘못이 없다고 결정했습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3지04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