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세계경제는 미약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흥국의 성장이 부진하다는 것이 이유다.
8일(현지시간) IMF는 보도 자료를 통해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7월의 3.1%에서 0.2%p 하향 조정된 것이다.
또 내년의 성장률 전망은 종전보다 0.2%p 낮아진 3.6%로 내다봤다.
IMF는 성장률 전망치 수정의 배경으로 주요 신흥국의 성장 부진을 일순위로 꼽았다. 이를 반영하듯 신흥개도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 전망은 각각 4.5%와 5.1%로 제시했다. 모두 지난 7월의 전망치보다 각각 0.5%p, 0.3%p씩 깎였다.
국가별로는 중국(7.8%→7.6%), 인도(5.6%→3.8%), 러시아(2.5%→1.5%) 등과 더불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및 베트남 등 아세안 5개국(5.6%→5.0%)의 성장 전망이 모두 하향 조정됐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올해 7.6%, 내년에 7.3%로 성장세가 감소하는 추세이며, 이는 여타 신흥아시아국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로존의 경기 침체 지속과 미국의 출구전략이 예상보다 오래 글로벌 자금시장 경색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IMF의 성장 전망치 조정의 원인이 됐다.
IMF는 "미국은 부동산 시장회복과 은행 대출요건 완화에 따라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낮은 고용률, 재정긴축 등으로 인해 성장폭을 하향조정했다"면서 올해의 성장 전망을 1.6%로 제시했다. 앞선 전망치보다 0.1%p 하향 조정된 것이다.
유로존에 대해서는 "은행 건전성 회복 노력의 부진 및 높은 기업부채 수준 등으로 인해 경제규모가 0.4%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에는 재정긴축 속도 완화, 주변국의 신용여건 악화 등이 존재하지만, 1.0%의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독일(0.5%)과 영국(1.4%)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상향 조정됐다.
한편 IMF는 선진국에 "유로지역 금융시스템 재건 및 은행연합 도입,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중기 재정건전화 계획의 이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신흥국에 대해서는 "금융 안정을 위한 건전성 조치와 재정 건전화 계획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공인프라에 대한 투자, 상품·서비스 시장 개방, 투자에서 소비 중심 경제로의 전환(중국) 등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