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민간전문가가 공직으로 진출할 기회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공직부패 축소를 위한 공직임용제도의 개방성 확대'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공직자 퇴임 후 재취업 규정을 강화해 부패 방지에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저축은행 부실과 원전 비리에서 보듯 현실적으로 근본적 대책이 되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위공직자의 퇴직 후 재취업은 공직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재취업한 공직자가 국가기관에 대한 '로비창구'로 이용될 가능성이 동시에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로 저축은행 부실 관련 비리의 주된 원인으로 감독기관 출신 공직자의 재취업과 이를 통한 불법로비행위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KD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부터 고위공직자(중앙부처 실·국장급)의 20%를 민간에서 채용하는 개방형 임용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고위공무원 중 개방형 직위의 충원비율은 15% 수준에 그치는 등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내부임용을 제외한 외부 전문가의 고위공무원 비율은 7.8%에 불과하다는 것.
또한 우리나라 공직임용의 개방성 정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국 평균보다 낮아 전체 17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KDI는 "공무원 임용제도가 개방적인 국가일수록 공직부패 정도가 낮고 청렴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직 부패를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현재 제한적인 직급과 직위에만 적용되는 개방형 공직 임용 제도를 개선해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부정부패 문제는 공무원 임용제도의 폐쇄성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정부조직이 적기에 직무에 적합한 전문성과 가치를 가진 적절한 수의 사람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