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업자와 서류상 사업자에 대한 과세문제는 과세당국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단골손님 중 하나입니다.
현행 세법은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실제 사업자가 세금을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데, 과세당국의 입장에서도 등록된 명의와 실제 사업자가 다를 경우 이를 정확히 파악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이야기가 바로 실제 사업자와 서류상 사업자가 달라 과세당국에 혼돈을 초래한 사례입니다.
연예인 A씨 명의로 등록된 경기도의 한 펜션. 이곳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 연예인 A씨의 '펜션 재태크' = A씨는 1985년에 태어나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배우로 활동해 오고 있는 유명 연예인입니다.
20세가 되던 지난 2004년 A씨는 경기도 인근에 토지와 건물을 취득했고 3년 뒤인 2007년부터는 2개의 펜션을 지어, 하나는 자신의 명의로 나머지 하나는 오빠 명의로 주택임대 사업자(면세) 등록을 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바쁜 연예활동으로 펜션을 직접 운영하기가 여의치 않았고 결국 당시 직업이 없던 그의 오빠와 어머니가 펜션을 하나씩 맡아 운영하게 됩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과세관청이 A씨를 실제 사업자로 보고 2개의 펜션 모두에 대해 그동안 누락된 세금을 부과한 것이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과세관청은 A씨의 펜션이 사실상 숙박 시설임에도 임대사업으로 등록해 세금을 면제받은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사정상 펜션을 직접 운영할 수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A씨는 이에 불복청구문을 들고 조세심판원을 찾게 됐습니다.
□ A씨 "연예인, 펜션운영할 시간 없다" vs 과세관청 "유명세 이용한 수익사업" = 심판원을 찾은 A씨는 우선 자신의 신분에 대해 "고등학교 시절부터 연예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학시절에는 전체 2192일 중 연예활동과 관련한 촬영일수가 625일이나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서울에 거주하면서 학교를 다닌 점을 감안하면 펜션을 운영할 여건도 되지 않고 사업을 할 능력도 없다. 따라서 펜션 실사업자인 어머니와 오빠에게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또 "과세관청이 펜션의 소유자가 나라고 해서 실사업자로 보고 과세했으나, 2개의 펜션 중 하나는 소유자가 오빠 명의로 돼있음에도 전체를 내가 운영했다고 보는 것은 일관성도 없는 과세"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은 연예인이라는 유명세를 이용한 수익사업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과세관청은 "A씨가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있어 펜션에 상주하지 않았더라도 본인의 자산과 유명세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인터넷에 'A펜션'이라는 검색어로 널리 알려져 있음), 어머니가 일부분 운영을 관리했더라고 실수입금액의 귀속은 A씨"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A씨의 어머니와 오빠가 실사업자임을 주장하는 것은 단순히 수입금액을 분산하기 위한 행위로 판단된다"며 "세무조사 시 A씨의 어머니는 본인 사업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관련증빙을 제출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번 과세처분은 타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심판원, "'이름값'만으론 운영에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 = 양측의 주장과 정황을 살핀 심판원은 A씨에 대한 과세 처분은 잘못이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심판원은 우선 "A씨가 대학입학 전부터 연예활동으로 수입이 있어 펜션을 자력으로 취득한 사실이 확인되고, A씨의 어머니와 오빠가 직업이 없어 이를 운영해 생계를 유지했다는 주장에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A씨가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연예활동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펜션 운영에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고, A씨의 유명세로 펜션이 유명해졌다고 해서 A씨가 운영에 관여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판원은 "펜션의 수입금액 계좌가 A씨의 어머니와 오빠로 되어 있으며 A씨에게 송금한 금액은 사업소득이라기 보단 학비와 용돈의 송금으로 볼 수 있다"며 "펜션을 실제 운영한 A씨의 어머니와 오빠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A씨에 대한 과세처분은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3중13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