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브랜드 사용료 관련 세금 부과 '이중 잣대' 논란
2년새 지주는 안 받았다고, 은행은 지불했다고 "세금 내라"
국세청이 신행은행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2000억원 가량의 세금을 추징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상당해 차후 세금전쟁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4일 신한은행에 대한 세무조사를 끝냈으며 최근 2000억원 가량의 추징금을 통보한 상태다.
국세청은 지난 2009년에 이어 4년만에 돌아온 신한은행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조사1국 1과 7, 9반 2개반 정예조사요원을 지난 6월 27일 투입해 3개월이 넘도록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2000억원대 세금 추징이 이뤄진 것인데 이는 앞전에 세무조사를 통해 1254억6400만원을 세금으로 추징당한 국민은행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신한은행이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69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금 추징으로만 순이익이 3분의 1이 날아가게 되는데 차후 이와 관련 세금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은행권 최고 세금 추징액은 2007년 국민은행에 내려진 4827억원인데 국민은행은 이후 불복 소송을 제기해 1171억원3500만원을 환급받은 적이 있다.
일단 신한은행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 국세청의 세금추징액을 정확히 언급하기 힘들며 세금 불복 등 구체적인 은행의 입장도 밝히기도 어려운 단계"라며 "향후 관련 부서에서 충분한 검토를 진행할 것으로 본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신한은행 세금추징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바로 브랜드 사용료의 비용 처리 부분이다.
신한은행이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신한'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한 대가로 신한금융지주에 브랜드 사용료로 4600억원을 지불했는데 이에 대한 비용처리가 부당하다고 본 것인데 국세청은 총 추징액 2000억원 중 1600억원 정도를 브랜드 사용료의 부당 비용 처리 부분으로 봤다는 전언이다.
이를 두고 금융권은 물론 회계세무 업계에서도 국세청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어 차후 과세전 적부심사 청구 등을 통해 법원 소송으로까지 번질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금융권은 국세청이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에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댔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2011년도에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는데 당시 과세소멸시효 5년을 근거로 2005년부터 2007년도까지 3개년 동안 브랜드 사용료를 받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당시 신한금융은 결손법인이라 이월결손금을 차감을 하고 해당 부분에 대한 과세를 받았다.
불과 2년 뒤인 2013년에 국세청이 신한은행이 신한금융지주에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했다며 세금을 추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세청은 지난 2010년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상표권을 가진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으로부터 '우리'라는 브랜드 사용료를 받지 않았다며 900억원 가량의 추징금을 부과한 바도 있다.
더구나 브랜드 사용료의 기준도 보험사의 경우 수입보험료 등 허수가 많아 매출액을 기준으로 잡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 하에 기획재정부가 세제개편을 통해 지난해부터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하도록 고쳤음에도 국세청이 브랜드 사용료에 대한 세금추징을 매출액 기준으로 잡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사실 신한은행의 브랜드 사용료 부분은 지난 2006년 금융감독원의 권고 사항이었다. 당시 금감원은 금융권에서는 브랜드 사용료 지급의 예가 없어 LG그룹 등의 사례를 들며 운영기준 마련을 권했었다.
당시 금융당국은 "금융회사가 출원 및 등록한 서비스 표(로고)에 대한 사용계약을 자회사 등과 체결하면서 자회사 등이 금융지주사에 대한 서비스 표 사용료 지급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해 자회사 등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어 부당지원 행위에 해당하지 않도록 서비스 표 사용에 대한 운영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관련 운영기준을 마련해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2008년부터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 13개 자회사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아 왔다.
금융당국의 권고로 브랜드 사용료 운영기준까지 마련했는데 이를 과세당국이 엇갈린 잣대로 과세를 하는 것은 무리수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 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브랜드 수수료 기준 마련 문제는 개혁류의 사안인데 브랜드 사용에 따라 사용료를 받는 기준이나 평가를 측정해서 합리적으로 수수료를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보면 된다"며 "아마 은행에서는 당시 자료를 보관하고 있을 것이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검사자료는 공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 대형 회계법인의 관계자는 "브랜드 사용료는 무형자산으로 아직까지 정립이 안된 부분이 많아 논란이 되기도 한다"며 "하지만 신한의 세무조사 건은 같은 사안을 두고 국세청이 반대논리로 뒤집었다는 건데 이러한 막무가내식 세금 추징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신한은행 세금추징과 관련해 입장을 전하기 힘들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