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감세'란 말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이 고성과 막말을 쏟아내는 등 감정싸움에 극에 달하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발단은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이 정부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부자감세가 말이 안 된다"고 발언한 것 때문이었다.
이한구 의원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부자감세가 말이 안 된단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야당)들이 정부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싶으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다른 나라와 비교도해 보고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을 분석해서 자료를 내야 한다"며 "제대로 검토해서 국민들이 알게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발끈하며 이 의원의 질의에 강력히 항의하면서 질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한구 의원이 질의를 우여곡절 끝에 마치자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오늘은 국감을 하는 자리인데 당정협의에서 얘기해도 부적절한 얘기를 공개된 자리에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여당 입장에서 부자감세를 부자감세로 부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이라고 발언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한구 의원이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이는 국감 이슈로서 정당하다. 전체 감세액 중 반 이상이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라며 "그런데 민주당이 부자한테만 감세한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 정부가 자료 만들어 제출하면 야당이 다시 판단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용섭 의원은 "부자감세는 부자 위주로 감세가 됐다는 것"이라며 "자영업자의 46%는 세금을 내지 않고 근로소득자의 36%는 세금을 내지 않는 등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감세 혜택이 안 돌아가는데 이걸 부자감세라고 안하면 무엇을 부자감세라고 하냐"고 맞섰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은 이한구 의원이 "떠든다"라고 말한 것을 문제삼으며 "어떻게 동료의원이 말하는 것을 떠든다고 하느냐"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고 같은 당 설훈 의원 역시 고성을 내지르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한구 의원은 설 의원에게 "개인적인 감정으로 그렇게 하느냐. 잘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며 고성이 오가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졌지만 강길부 기재위원장의 중재로 상황이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