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지난 6년 동안 조세회피처에 송금한 금액이 무려 3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과 금융기관, 정부에서 송금한 금액은 329조원으로 대기업 송금액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홍종학 의원이 21일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세피난처 50개 국가(국세청 기준)에 대한 전체 송금액은 2007년부터 2013년 9월까지 무려 998조7243억원에 달했다.
이 중 조세피난처에 보낸 송금액은 대기업이 360조3609억원으로 전체 송금액 중 36.1%를 차지했고 중소기업이 179조5255억원으로 18%를 차지했으며 공기업, 금융기관, 정부 등이 329조6551억원으로 3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97조6260억원이었던 송금액에 비해 지난해에는 송금액이 197조3970억원으로 6년 사이 조세피난처에 대한 송금액이 2배 이상 늘어났으며 특히 2007년 24조7621억원이던 대기업의 송금액이 지난해 99조2337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기관과 공기업, 정부 등의 송금액도 2007년 25조2639억원에서 2012년 70조3436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중소기업의 송금액은 2007년 26조4430억원에서 지난해 10조6253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피난처 50개 국가 중 송금액이 많았던 상위 10개국 중 1위는 싱가포르였으며 2위는 벨기에, 3위 룩셈부르크 6위는 케이만군도 등이었다.
홍 의원은 송금액 상위 10개국과 재벌기업의 투자 상위 10개국이 상당부분 일치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재벌기업의 투자 상위 10개국은 1위는 말레이시아였으며 2위는 싱가포르, 4위는 케이만군도, 6위는 벨기에, 7위는 룩셈부르크 등이었다.
홍 의원은 "이들 국가 중에는 우리나라와 무역규모가 적은 나라들도 상당수 있었다"며 "특히 효성그룹 세무조사에서 문제가 되었던 케이만 군도에도 상당한 송금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세피난처 국가로 보낸 송금액, 투자금액은 정상적인 무역거래와 투자를 위한 거래가 아닌 역외탈세를 목적으로 한 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해외 세금 탈루 혐의에 대해서는 영구히 세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