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운영 중인 전세대출제도가 빈틈이 많다는 지적이다.
은행 대출에 비해 큰 유인책이 없거나 금리가 오히려 높은 경우도 있어 '무늬만' 서민을 위한다는 것이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은 "은행에서 판매하는 분할상환 대출 상품은 지난해 15만건 이상 팔렸다. 하지만 한국주택금융공사(HF공사)는 실적이 낮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종대 HF공사 사장은 "올해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시중은행의 변동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소비자 입장에서 대출을 선택해 어려운 상황"이라며 "향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으면 정부가 장려하는 정책을 취할 수 있다"고 답했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은 "전셋값이 치솟으며 서민들 시름이 깊은데 서민을 위한다는 전세대출제도가 5억원 넘는 전세에도 해당된다. 심지어 14~15억짜리 전세도 해준다"며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서울 평균 전세가격이 2억8000만원인데, 제도의 취지에 맞느냐"고 질타했다.
신 의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5억원 넘는 전세대출은 1000건 넘게 이뤄졌다. 신 의원은 "집 살 여력이 있어도 안 사는게 문제인데 고액 보증을 해주면 매매시장에서 전세시장으로 유도하는 게 아니냐"며 "전세가격에 상한선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종대 사장은 "그동안 정부 재원인 국민주택기금으로 빌려주는 것은 소득이나 주택가격을 제한하지만 은행 재원으로 대출하는 것은 제한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검토를 하고 있다"고 했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징검다리 전세보증 실적이 매우 저조한데, 충분한 사전 검토나 수요조사를 거치지 않고 신중하지 못해 정책 효과가 떨어지면서 불필요한 광고비 등 자금이 낭비됐다"고 말했다.
징검다리 전세보증이란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서민들이 시중은행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이며 2011년 도입됐다. 그러나 실적은 당초 계획인 5500억원의 1.5%에 불과한 82억7600만원, 수수료 수입은 2482만원에 그쳤다.
김 의원은 "당초 서민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와 정책의 방향성은 옳았으나 시중은행으로 이전할 경우 기존의 계약에서 발생하는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이 생각보다 커 실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중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은 한 직장인은 "정부가 운영하는 전세자금대출에 대해서 문의를 해봤지만 대출 한도가 적거나 절차가 복잡했다. 은행 대출과 비교해 불편한 점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