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물납한 비상장주식서 1625억원 결손
주식 물납후 3년후 본인이 저가 재매입…국가는 손실
정부가 현금 대신 주식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국세물납제도가 탈세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감장에서 제기됐다.
국세물납제도란 납세자가 상속이나 증여로 받은 재산 중 절반이 부동산 및 주식이면서 세금이 1000만원을 초과할 경우에만 허용된다.
현행법상 각 지역의 세무서장이 물납 신청을 받으면 적격 여부를 판단, 불허할 수 있으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위탁 받아 관리·매각을 맡는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은 국세물납제도가 탈세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비상장주식의 평가액을 산정하는 방식을 바꾸고 본인이나 기존의 주주와 같이 관련인이 다시 매입을 못하도록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의 조사 결과 2010년 이후 캠코는 물납가액 3412억원의 비상장주식을 1787억원(52.4%)에 매각, 이로 인해 1625억원의 세금 결손이 발생했다.
문제는 실제 세금 244억원 중 3년 후 납세자 본인이 재매입한 경우가 101억원(41.6%)에 달했다. 5년이 흐른 시점에서는 32억원을 기존의 주주가 2억원(7%)에 재매입했다.
본인이나 기존 주주, 관계회사 등 관련인이 다시 매수한 비율이 30%로 드러난 것이다.
매수자 속성을 보면 관련인이 2010년 30.7%, 2011년 32.7%, 지난해 30.2%를 차지했다.
송 의원은 "비상장주식 매각 금액은 2010년 1655억원, 2011년 710억원, 지난해 734억원으로 계속해서 줄었으나 같은 기간 매각 비율은 50.9%, 51.7%, 65.8%로 늘었다"고 밝혔다.
매각 사례를 살펴보면 244억원의 주식이 납부된 뒤 3년 후 본인에 의해 101억원(41.6%)으로 재매입된 경우도 있었다.
해마다 쌓이는 누적 손실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왔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해마다 손실이 나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손실을 구조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어보인다"고 비판했다.
민 의원 조사 결과 지난 14년 동안 쌓인 손실이 46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부동산의 경우 올해에만 92억원 손실이 나 전체 364억원에 달한다.
민 의원은 "민간 금융회사에 위탁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하거나 요즘같은 부동산 하강기에는 길게 보고 보유를 해야 하는데 매각 실적에 연연하다보니 손실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영철 사장은 "관련 기관들과 협의 후 제도 개선을 검토중이다"고 답했다.
그는 "물납받을 때 비상장주식이 많다보니 평가를 과도하게 하는 게 아닌가 생각도 한다. 계속 고민하는 상황인데 부동산의 경우 장기간 보유하는 것도 국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정부와 상의해 긴 호흡을 가지고 관리를 하도록 건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