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하는 민주당 홍종학 의원(사진 오른쪽), 답변하는 차두삼 부산본부세관장(사진 왼쪽).
부산항의 보세창고료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이로 인해 중소기업 수입업체들의 물류비용 부담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서울지역의 보관료와 비교했을 때 무려 20배가 차이난다는 설명이다.
25일 민주당 홍종학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역별 보세창고 보관료 가이드라인'과 수출입관계자로부터 받은 '업체 보세창고 보관료' 자료에 따르면 부산세관이 담당하고 있는 부산·양산의 보세창고료가 서울의 최대 20배에 달했다.
현재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LCL(소량화물)화주의 경우, 대기업과 달리 독자적인 운송수단을 갖추고 있지 못해 통상 포워딩(Forwarding, 운송주선업)이라 불리는 운송주선업체에게 화물의 운송 관련 제반 사항을 위임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보세창고(국내 시장에 유통되기 전까지 화물의 유통을 보관하는 창고)는 모두 포워딩 업체가 지정하는 협력·위탁업체만을 이용할 수밖에 없으며, LCL화주는 포워딩업체가 불리한 조건을 부과해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이 홍 의원 측의 지적이다.
홍 의원은 "보세창고 기본 이용료도 싸지 않으며, 보세기간이 길어지는 경우에 LCL화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보세창고료를 전부 부담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 처리량 1위, 전체 화물 처리량의 약 75%를 처리하는 부산항만 담당 지역의 경우 과다한 보세창고료가 문제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경우, 화물 1㎥(CMB이라 함) 단위당 부산 본부세관 권역 내인 양산·창원·진해 지역의 경우 기본 8000원, 1일 할증요금 1500~3000원 사이를 부담해야 한다. 서울이나 인천에서 창고를 이용할 경우 1일 기본료 1610원에 지연일수 1일당 240원의 할증료가 붙는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셈이다.
주무기관인 관세청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 지난 2009년 '보세 창고 보관료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행정지도에 나섰다. 이에 따라 보관을 장기화하는 경우 최대 30일 기준으로 40만원 정도의 연장 보관료 비용이 낮아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보관일수가 통상은 하루, 길어야 3일을 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제도가 제한적이라는 것.
홍 의원은 "중소수입업체들이 높은 보세창고료로 울며 겨자먹기식 손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보관료를 보다 인하할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소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항만 근처에 토지를 사들여 항공화물처럼 화물인도장(CFS)을 설치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은 없는지 다각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차두삼 부산본부 세관장은 이와 관련해 "보세창고의 경쟁관계에서 전체적으로 형성된 것이라 전적으로 검토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실체파악을 해서 조정(인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창고보관료 업계를 검토하겠다. 부산지역으로 한정하는 게 아니라 전국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