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부당기업에 EDCF사업 특혜줬다"
수은 "외국정부 발주사업 참여막는 규정 없어"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운용하면서 규정을 어기고 대기업들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8일 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수은과 조달청에서 제출받은 국점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은이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7958억 원의 EDCF지원사업에 부적격 업체를 참여시켜 왔었다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 지침인 'EDCF운용 관리규정'에는 국가계약법에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기업에게 3년간 기금지원 사업 참여를 금지시키고 있지만, 수은은 이 같은 금지 규정을 어기고 일부 기업들에게 특혜를 줘왔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2011년 조달청과 한국도로공사 입찰에 관련 서류를 허위로 제출했고, 올해에는 담합을 주도했다는 사유로 조달청과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입찰금지 제재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수은은 2011년 GS건설에 방글라데시 송전만 개발사업과 베트남 빈틴교량 건설 사업, 2012년 모잠비크 송배전망 확충사업, 2013년 베트남 교량 건설 사업 등에 참여시켜 모두 3249억7100만 원의 공사계약을 체결토록 했다는 것.
아울러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011년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조달청으로부터 입찰관련 허위 서류 제출로 입찰금지 제재를 받았음에도 수은으로부터 2011년 스리랑카 상수도 개발사업과 2012년 가나의 건설사업에 참여해 1415억200만 원의 공사계약을 체결받을 수 있었다.
그 밖에 수은이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있는 기업과 금액은 삼성물산 979억2000만원, 금호산업 642억8200만원, 한신공영 419억6400만원, 현대엠코 416억2800만원, 삼성SDS 384억8300만원, 한진중공업 255억7700만원, 한일건설 195억6100만원이다.
김영주 의원은 "이 같은 특혜는 기획재정부의 수은에 대한 관리 소홀과 방조 속에 가능했다"면서 "EDCF관리규정에 문제유발자에 대한 제재조항을 신설한 2006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수은의 EDCF에 대한 기관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 밖에도 김 의원은 대기업이 EDCF지원 사업 수주를 독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08년 이후 올 9월까지 구매계약 체결액 기준으로 74.7%인 2조3830억2800만 원의 사업을 대기업이 수주했다는 것.
김영주 의원은 "개도국에 대한 원조기금도 국민의 세금인 만큼 운용과정이 투명해야 마땅한데, 규정을 무시하고 대기업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특혜를 줘왔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며 "감사원의 대외경제협력기금 운용에 대한 감사가 매우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에 대해 수은 측은 부당행위 전력이 있는 기업들의 EDCF사업 참여는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EDCF 지원사업에 참여가 제한되는 자는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가 아닌 EDCF 지원사업과 관련해 문제유발자 사유에 해당하는 자를 의미한다는 것.
국가계약법은 우리정부의 계약에 관해 부당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외국정부가 발주하는 EDCF 지원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할 수는 없다는 해명이다.
수은의 한 관계자는 "EDCF 운용관리규정은 국내에서 우리 정부가 발주한 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국가계약법에 의거 입찰금지 제재를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