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정책금융기관 통합을 앞두고 국정감사에서 재편작업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속출했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 경제' 공약으로 창업·벤처 지원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지난 8월 '정책금융 재정립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금융시장 발전과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2007년 이후 수차례 정책금융을 조정해왔으나 기관 간 중복 업무에 따른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는데 따른 고민도 담겨 있었다.
정부의 정책금융 재정립은 현재 KDB금융그룹 산하의 KDB산업은행을 한국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하고,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중복 업무를 축소하겠다는 것이 뼈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정책금융공사 반발에 부딪친 것.
정책금융공사는 과거 산업은행으로부터 분리,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인데 불과 몇 년만에 원위치로 회귀시키는데 따른 반발과 우려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2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두 기관의 통합에 대해 우려가 많고 직원 간 불화나 조직의 효율성 저하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했다.
또 그는 "그동안 경쟁령이 향상된 산은이 민영화 중단으로 인해 다시 정책금융기관으로 바뀌면서 시장 마찰을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기업 회사채 인수나 투자금융 분야에서 경쟁 질서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정부에서는 민영화가 추진되며 개인고객을 넓혀, 다른 시중은행들의 불만도 있어왔다.
산은의 영업점 수는 2009년 45개에서 올해 83개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개인예금은 같은 기간 1조6000억원에서 14조3000억원으로 9배 늘었다,
산은 민영화 결정 이후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에 대한 간접투자는 정책금융공사에서 맡아왔다.
이 때문에 벤처 업계에서는 산은과 정책금융공사가 통합될 경우 간접투자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
박대동 의원은 "더군다나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있는 STX, 금호아시아나그룹, 동부그룹, 한진 등 건설·조선·해운사들은 경기 침체로 부실 우려가 큰 상황이라 사실상 정책금융이 중단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금융 개편안은 당초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한국선박금융공사(가칭) 설립을 무산시켜 부산 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던 지역민들의 반대에도 부딪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