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내년에도 개선 어려워" 전망
금융당국 "장기펀드 소득공제 논의할 것"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와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금융 환경을 변화시키면서 정책당국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동시에 다양한 세제 혜택을 도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0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은행회관빌딩에서 '2013년 금융동향과 2014년 전망 세미나'를 열고 금융계와 정부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으며 향후 바람직한 금융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3번째 세션에서는 보험, 증권, 자산운용, 중소금융(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非)은행 분야의 금융 환경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회복세에 따라 대부분 건전성이 개선될 전망이나 보험회사의 경우 규제 강화로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저출산이나 고령화 등 구조적, 장기적 문제는 단기간 해소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이며, 수익성 악화는 내년에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 소장은 "2008년 금융 위기 후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경영 측면에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현저하게 제한할 수밖에 없다"며 "비즈니스모델의 변화가 요구되지만 금융회사들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비용 절감을 위해 금융회사의 정보 기술(IT)을 공유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배 소장은 "해외에서는 IT를 공유하는데 국내는 제약을 받고 있다"고 했다.
정부에서는 전반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금융회사의 수익성 증대에 대한 방안을 내놓았다.
김진홍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금융회사들이 살아남으려면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서 "금융투자업을 오랜 시간 살펴보면 규제와 세제가 중요한데 조세당국과 장기펀드 소득공제를 지속적으로 얘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펀드 소득공제는 10년 이상 투자한 펀드 가입자에게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으로 현재 기획재정부와 금융위가 협의한 상태에며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윤수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카드업계에서 신기술, 모바일 보안 부분을 어떻게 세팅할 지 중요하다. 또 은행으로부터 분리된 카드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과열을 방지하고 있어 내년에는 불건전 모집 때문에 제재 받는 카드사들이 많이 나올 거라 우려된다"고 했다.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한 카드사들이 웨딩이나 렌트와 같은 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윤수 과장은 "골목 상권과 충돌할 수 있어 정부에서 허용해주기는 어렵다. 본업을 하면서 파생되는 시너지 정도여야지 전혀 다른 업계에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저축은행 시장에서는 금융지주, 대부업체 등 대주주가 다양해지며 인수 합병(M&A)이 활발해지고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형주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새 정부 들어 새로 도입된 채무조정제도 국민행복기금의 사업에 대해 설명하면서 향후 서민금융상품의 연체율 관리를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방치하면 도저히 채무불이행을 벗어날 수 없는 분들을 정상적 경제활동으로 복귀시키면 금융회사의 건전한 소비자가 된다고 판단한다"며 "서민금융상품 연체율이 10%에 근접하는데 정상적인 금융회사를 이용하는 분들보다 높을 수밖에 없지만 관리를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정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금융 환경이 악화된 것은)그동안 변화의 방향과 속도에 비해 준비가 부족했던 거 같고 단기적으로 보는 부분이 있었다"며 "연금의 역할을 강화하고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해 보험회사, 설계사, 소비자가 함께 혜택을 입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