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인 금융위원회와 반관반민(半官半民)의 금융감독원을 통합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금융정책과 금융 감독이 따로 운영되면서 저축은행 부실 사태, 키코(KIKO·환율연동 파생상품) 손실, 동양그룹 기업어음(CP) 피해 등의 금융 사고가 터졌기 때문이다.
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기준 민주당 의원은 "금융 산업을 발전시키고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현행 금융 감독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 감독 체계를 최악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의 금융정책이 분리되면서 금융위원회가 새 부처로 신설됐다. 금융감독원은 금융 감독 집행기관으로서 금융위의 지시를 받고 있다.
현재 금융위는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금감원을 분할,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이원 운영을 추진중이다.
이에 대해 김기준 의원은 "지금 체계가 금융위와 금감원 간 위계질서를 만들고 금감원의 자율적인 의사 결정을 방해한다"며 "금융 문제가 발생하면 금융위는 금감원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자신들의 권한만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기준 의원은 현재 금융위를 다시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소비자위원회 산하에 금융감독원을 두는 내용의 법안을 냈다. 사실상 두 기관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금융정책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소비자이다. 만약 그런 논리라면 과거에도 카드채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봤다"고 답변했다.
이어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의 한 위원이다. 두 기관이 별개의 조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든 책임은 저한테 있다. 책임이 어디에 있다고 구분을 두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소비자 보호와 개편에 대해 여러 의원들이 좋은 방안을 냈다. 국회 공론화 과정을 거쳐 금융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한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와의 통합에 대한 견해는 직원들마다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인 희망사항"이라고 전했다. 그는 "과거 금융감독위원회로 운영될 당시 1명의 위원장 체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갈등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