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종반을 향해가면서 피감기관들을 포함한 금융권의 눈과 귀가 국회로 모아졌다.
정책금융개편에 대한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동양사태에 대한 감독당국의 책임론이 재점화되는 등 금융권의 주요 이슈가 국감을 통해 집중 조명됐기 때문.
또한 여야 간 증인채택 문제로 파행됐던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투자공사의 국감이 일주일 만에 다시 열리며 양 기관이 일 년 간 수행해온 업무에 대한 잘잘못이 논의됐다.
아울러 국내 4대 금융그룹(KB·우리·하나·신한)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증권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한국형 투자은행(IB)시대가 공식적으로 개막하며 금융권 종사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 국정감사 마지막 주…무엇이 논의됐나? = 5만여명의 피해자를 양산시킨 동양사태는 금융권 국정감사의 최대 화두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금융당국 국정감사가 이틀로는 부족하다는 듯 1일 열린 종합감사에서도 동양그룹에 대한 당국의 책임론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이날 종합감사에는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까지 증인으로 출석하며 동양사태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과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홍기택 산업은행장 등 금융권 주요인사들이 청와대 서별관에서 진행한 회의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서별관 회의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했고 송호창 의원(무소속)은 지난 국감에서 회의내용을 축소 보고한 최수현 금감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한 압박을 가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정책금융개편과 관련, 산은 민영화를 중단한 여건 속에서 정금공과의 통합에 따른 자본 조달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했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복리후생비 지급과 정책금융자금의 대기업 편중현상 등이 지적됐고, 투자공사는 국감을 앞두고 자진 사퇴한 최종석 전 사장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한편 이번 국감은 동양사태 등 특정이슈에 대한 과도한 쏠림현상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복수의 피감기관 관계자들은 "국정감사가 국회의원들의 연설현장으로 전락했다"면서 "동양사태나 선박금융공사가 전부가 아닌데 너무 인기있는 주제만 다루다보니 다른 현안들이 조명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으며 씁쓸한 기운을 전했다.
■ 4대 금융그룹 3분기 실적 발표…'누가누가 잘했나' = 우리금융그룹을 마지막으로 국내 4대 금융그룹(KB·우리·하나·신한)의 지난 3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3분기 순이익은 총 1조4500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32% 증가했다.
KB금융의 경우 순이익이 2분기 1635억원에서 이번 분기 4629억원으로 183%나 늘어나며 괄목할 만 한 성장을 이뤘다. 하나금융의 순이익도 같은 기간 2318억원에서 3775억원으로 63% 증가했다.
반면 지난 2분기에 5553억원이었던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3분기에 5232억원으로 큰 변동 없는 실적을 보였고,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1482억원에서 864억원으로 40%가량 하락하며 대비되는 성적을 거뒀다.
이 같은 실적에는 환율하락 및 부실여신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병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우리은행은 STX그룹에 3000억원, 쌍용건설에 818억 등 총 4100억 정도가 충당금으로 (평소보다 많이) 들어갔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실적은 크게 기대하기 힘들지만 이자이익에서 미세한 증가세를 보인만큼 내년에는 어느 정도 회복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KB의 경우에는 환율하락에 따른 환산이익 등 일회성요인이 실적에 작용했다"면서 "경상적으로 회복은 되고 있지만 NIM(순이자마진)이 많이 하락해서 당분간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빅5' 증권사 숙원 풀었다…투자은행 시대 열려 = 증권업계의 오랜 관심사였던 한국형 투자은행(IB) 시대가 공식적으로 개막했다.
투자은행이란 유가증권 매매와 중개업무, 자기매매 등 일반 증권회사의 업무와 신생기업을 위한 투자 및 융자, 신용공여, 인수합병(M&A) 등 종합 기업금융 업무를 수행하는 금융사를 의미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0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의 5곳을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할 것을 의결했다.
이들 증권사는 그동안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증권 인수업 영위, 내부통제기준 구비 등의 지정요건을 갖춰왔다.
자기자본은 6월 말 기준 대우증권이 3조9500억원, 삼성증권 3조2800억원, 우리투자증권 3조4600억원, 한국투자증권 3조400억원, 현대증권 3조200억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