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기식 의원(사진 = 김용진 기자)
동양사태 집중 추궁·신한은행 정치인 불법사찰 의혹 제기
피감기관도 혀 내두를 정도로 '국감 저격수' 명성 얻어
"박근혜 대통령 경제민주화 '셀프종료'… 반대명분 약화"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2013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군의 실력으로 동양그룹 부실사태를 집중 추궁했다.
동양그룹 사태와 저축은행 사태의 유사성을 분석해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계의 도덕적 해이와 직무유기, 동양그룹과 금융위 간 로비 의혹 등을 파헤쳐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또 신한은행의 정관계 주요 인사 불법 계좌 조회 의혹 제기는 급기야 금감원의 특별검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밖에도 국가보훈처의 대선개입 의혹,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안세영 이사장의 자격 논란, 재향군인회의의 불법적 대선 개입활동 등 다각도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특히, 동양 사태에서 보인 정책적·논리적 추궁은 금융위, 금감원 내부에서조차 혀를 내두르며 '저격수'의 별칭을 얻기도 했다.
김 의원은 6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사실 일욕심이 많다"고 겸손해 하며 "참여연대 있을 때부터 쭉 봐왔던 일들이어서 관심이 많다. 동양 사태외에도 준비한 게 많은데 시간이 부족해 못한 게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연대 창립멤버로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을 수년간 역임하며 정책적 네트워크 기반을 쌓았다.
김 의원은 동양그룹 사태에 대해 "집중적인 추궁으로 금산분리강화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도입,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개선 문제 등에 대해 정부로부터 공감을 얻어낸 게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입법에 영향이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보훈처 대선개입 의혹과 재향군인회 불법 선거운동과 관련해 "국가보훈처의 DVD제작은 작년에 지적된 문제여서 이번에 구체적으로 (대선개입정황을)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며 "불성실한 답변 태도와 자료제출 거부로 논란을 빚었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 대해서는 민주당 차원에서 국가공무원법 위반과 국감 위증죄 차원으로 고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의원은 거듭 짧은 국감 기간과 질의시간에 대해 비판하며 '상시 국감 체제'를 주장했다. 그는 "상시국감으로 하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행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증인들 역시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말할 수 있다. 미국은 청문회할 때 의원이 1시간씩도 쓸 수 있다. 분기별이나 반기별로 국감을 해야 더 집중적인 정책국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부 언론과 여당에서 '기업인 증인채택'을 두고 '기업 국감'이라는 비판을 하는 것에 대해 "자본주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 기업CEO를 불렀다고 기업경영을 방해 했다는 비판을 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며 "(몇 년 전 미국에 있을 때)미 자동차 3사 회장을 청문회에 불렀는데 언론들이 이들을 불렀다고 비판하는 게 회사 공무용 비행기를 타고 왔다며 자세가 나쁘다고 비판했다"고 꼬집었다.
Q. 국감이 끝났는데 잘된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평가해 달라.
= 국감기간이 짧고 질의시간도 짧아 재차 보충질의를 거듭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다 보니 준비한 내용을 다 소화할 수 없었다. 그런 제도적 맹점이 있어서 아쉬웠다. 성과인 것은 (거듭된 질문으로) 지적된 사항들을 피감기관들이 부정하지 못하고 반성하며 개선시키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국가보훈처의 DVD제작의 경우, 이건 안보교육을 빙자한 정치개입으로 작년부터 지적한 문제여서 이번에 구체적으로 집중했다. 불성실한 답변 태도와 자료제출 거부로 논란을 빚었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 대해서는 민주당 차원에서 국가공무원법 위반과 국감 위증죄 차원으로 고발할 생각이다. 단독으로 밝힌 내용인 제향군인회가 박근혜 후보 선거캠프와 연계해서 불법적 선거운동을 해 국정원을 비롯해 총체적인 관건 부정선거의 일단을 드러낸 것도 의미 있다. (왼쪽 사진 = 김기식 의원 홈페이지)
Q.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한 금융위, 금감원의 도덕적 해이나 직무유기를 비롯해 국가보훈처와 재향군인회 대선개입 의혹까지 다각적인 활약이었다. 이번 국감에서 역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 사실 일 욕심이 많다.(웃음) 또 참여연대 때부터 쭉 다뤄왔던 일들이어서 관심이 많다. 동양 사태뿐 아니라 다른 분야들도 준비를 많이 했다. 다만, 시간적 제약 때문에 못했다. 예를 들면, 총리실 산하에 사행산업관리위가 있는데 이 규모가 20조원이나 된다. 정부가 조세수입 때문에 인허가를 남발하고 있다. 경마나 경륜 등 명분은 여가산업이라고 하지만 지금 장외발매소(경마장이나 경륜장 등이 아닌 경기장 밖에서 표를 구매할 수 있는 곳)가 증가되고 있다. 이 부분을 잠깐 지적했는데 국무조정실장과 여당 의원들이 100% 공감했다.
Q. 정무위는 다른 상임위에 비해 파행이 적었지만 금감원장 위증 논란과 국가보훈처 자료 제출 요구 거부 등으로 '파행'위기가 있었다.
= 주로 피감기관의 답변 태도, 자료제출 거부, 위증과 관련된 것인데 이를 파행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피감기관이 자료 제출을 안 하고 위증하는데 그대로 볼 수 있나. 위증은 고발하고 자료제출 하도록 하고 답변태도를 시정해 성실히 답변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무위는 정부부처 문제점 때문에 정회한 것인데 ‘파행’으로 보는 건 맞지 않다.
Q. 정무위는 이번 국감 중 총 62명의 기업인 증인을 채택해 기업인 최다였다. 이에 '마구잡이'식 증인채택이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마구잡이'라는 표현도 적절치 않다. 정무위원들이 23명인데 한 사람당 평균 기업인 증인을 3명꼴로 한 거다. 20일 동안인데 많다고 볼 수 없다. 불러놓고 5분 이야기했다고 지적하는데 의원들 질의시간이 최소 3분에서 최대 7분이다. 이건 제도의 문제다. 상시국감해서 충분히 의원과 증인들에게 질의시간과 응답시간을 주면 이런 비판은 없을 것이다.
Q. 동양 사태로 인해 금산분리 강화 주장이 여당 내에서도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여당에 동양 사태와 관련한 정책청문회를 열자고 제안한 상태다. 특히 이번을 계기로 금산분리강화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도입,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개선 문제 등에 대해 정부로부터 공감을 얻어낸 성과가 있는데 향후 입법 처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한다. 지금 계류중인 금융회사 지배주주에 관한 법률안과 금융소비자권익보호, 금감원 개편 관련 법안이 꼭 통과되어야 한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 것이다. 여당도 반대만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Q. 박근혜 정부가 이제 경제 활성화로 돌아선 상황에서 경제민주화 법안이 제대로 통과될지 의문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셀프종료' 하지 않았나. 지난 8월 재벌 총수들 만난 후 경제민주화 수위조절 이야기 하며 후퇴시키고 '경제활성화'로 '친기업, 친재벌 정책'으로 전환했다. 그나마 통과시킨 경제민주화 법안도 시행령으로 누더기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국감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으로 여당에서 반대할 명분이 약화돼 격렬히 저항하기 어려울 것이다.
Q. 피감기관이 많고 이슈가 한꺼번에 쏟아져서 '상시국감 체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상시국감으로 가야한다. 미국은 청문회할 때 의원이 1시간씩도 쓸 수 있다. 분기별이나 반기별로 국감을 해야 더 집중적으로 정책국감이 가능할 것이다. 또, 여당에서는 기업인 증인채택 문제를 지적하는데 자본주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 기업CEO를 불렀다고 기업경영 방해 했다는 비판을 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몇 년 전) 잠시 미국에 있을 때 자동차 3사 회장을 청문회에 불렀는데 언론들이 이들을 불렀다고 비판하는 게 아니라 이들이 회사 공무용 비행기를 타고 왔다며 자세가 나쁘다고 비판했다. 애플의 팀 쿡이나 빌게이츠가 의회 청문회에 소환됐다고 글로벌 경영 일선에 뛰어야 할 사람을 불렀다고 비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