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증권사로부터 받는 주식 예탁금관련 보험료가 부당하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주식 예탁금 보험료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 즉 일종의 '대기 자금'으로 볼 수 있다.
현행법상 투자자 예탁금은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강제로 예치되고 있으나 정부인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가 보험료를 또 거둬들이는 것은 사실상 '관치금융'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11일 예금보험공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지난 10년 동안 정부에서 수취한 보험료는 약 2539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예금자보호법은 은행에 맡겨진 예금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그 취지이며 원금과 이자를 합해 5000만원 이하에 한해 정부에서 보증한다.
민병두 의원은 "주식 예탁금이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강제 예치돼 투자자 보호 장치가 이미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보험료 납부는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금융위는 파생상품 예탁금도 예금보험공사 보험료 납부 대상으로 편입시키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파생상품 예탁금이 추가로 편입될 경우 정부가 거둬들이는 보험료는 연간 약 180억원에 달할 것으로 민 의원 측은 추산했다.
최근 동양그룹 부실 사태에서 정부는 사전에 심각성을 알고도 뒤늦게 대처했다는 비판이 일어, 당국과 기업의 유착이 심각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업의 부실을 감시하고 사전에 예방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이를 묵인해 일반 국민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갔다는 비난도 있었다.
한편, 2004~2013년 보험료를 가장 많이 납부한 증권사는 동양증권으로 나타났다. 778억4000만원으로 이는 최근 10년 동안 전체 증권사가 납부한 보험료 2539억원의 30.7%에 달했다.
이어 우리투자증권 260억3000만원(10.3%), 삼성증권 247억8000만원(9.8%), KDB대우증권 172억5000만원(6.8%), 현대증권 157억6000만원(6.2%)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15개 증권사가 납부한 보험료는 총 2279억원으로 전체의 89.8%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