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599개 협력사, 글로벌 시장서 '씽씽'

지난 8월 한국경제연구원에서 '한국 대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확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기업의 해외진출과 국내 일자리와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사례는 현대자동차의 북경공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경현대는 지난 2002년 현지법인 설립 뒤 지난 2011년 누적판매량 300만대를 돌파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생산시설도 100만대의  능력을 갖춰 현대차의 해외공장 가운데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시장점유율도 폭스바겐 GM 등에 이어 5위 안에 진입했다.

북경현대는 약 110개의 국내 협력업체와 중국현지에 동반 진출했다. 북경현대에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은 모두 156개이다. 이 가운데 70%가 국내에서 진출한 협력업체이다.

또 동반진출한 협력업체가 사용하는 부품의 상당한 규모는 한국으로부터 수입했다. 북경기차(중국 자동차회사)는 중국부품업체 참여를 추진하고자 했으나 제품의 질이 문제가 되어 불가능했다. 국내 부품을 사용하면서 협력업체와 현대차 간 생산정보와 기술공유 등 유기적 협력관계를 이루어 생산 고용, 매출증대 등 윈-윈 관계가 형성됐다.

실제 북경현대자동차의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한 지난 2011년 중소중견협력업체의 국내고용과 매출 수출의 증가율은 비협력업체보다 각각 최소 4%포인트, 14%포인트, 16%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났다.

북경현대차 매출과 현대차 협력업체의 국내고용은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협력사와의 해외 동반진출은 협력사의 성장, 고용 증가 등 다양한 형태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미국, 중국, 체코, 슬로바키아, 터키,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전세계 8개 국가에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지역에 총 239개의 1차 협력사가 동반진출해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1차 협력사 뿐만 아니라 2, 3차 협력사와의 해외 동반진출도 적극 추진해 총 360개의 2, 3차 협력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599개의 1, 2, 3차 협력사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에 가장 많은 417개의 협력사를 비롯해 인도(71개사), 미국(45개사), 유럽(33개사), 터키/러시아/브라질(11개사) 등에 현대·기아차의 협력사가 진출해 있다.

현대·기아차가 해외에 처음 진출할 당시인 1997년에는 해외 동반진출 협력사가 34개사에 불과했으나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체제가 완성된 현재에는 565개가 증가한 599개사에 이르고 있다.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노력 가시적 성과로…매출액 10년만에 3.2배 증가

현대·기아차의 협력사 동반성장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자금 지원, 품질 경쟁력 육성, 글로벌 판로 확대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이 협력사의 지속성장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2001년 733억원에 불과했던 협력사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2337억원으로 10여년만에 3.2배 증가했으며, 전체 해외 수출금액 또한 2002년 3조8천억원에서 지난해 30조1천억원으로 무려 7.9배나 증가했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성장과 함께 납품 물량이 증가하고,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향상에 따라 해외 완성차 업체로의 수출도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협력사 수출금액 30조1천억원 중 60%에 달하는 18조1천억원은 해외 완성차 메이커에 수출한 금액으로, 이는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 해외공장으로의 수출액 12조원의 1.5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현대·기아차는 협력사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장기적으로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신념 하에 협력사의 해외 완성차 업체 수출을 장려하고 있으며, 이 같은 노력이 최근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협력사 기업규모의 경우 대기업 숫자는 지난해 139개사로 2001년 46개사 대비 3배 증가했고, 이중 연 매출 5천억원 미만의 중견기업 숫자도 같은 기간 37개사에서 109개사로 2.9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이 전체 1차 협력사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13%에서 지난해 38%까지 늘어났으며, 중소기업 협력사 비중은 같은 기간 84%에서 51%로 크게 감소했다.

동반성장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평균 거래기간 또한 국내 중소 제조업 평균인 11.1년을 두 배 이상 웃도는 27년으로, 이들 가운데 11.1년 이상 거래 협력사가 95%에 달할 뿐만 아니라 현대차가 설립된 1967년부터 40년 이상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협력사도 25개사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