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을 찾아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의 첫 예산안 시정연설을 대하는 여야의 태도는 극명하게 갈렸다.
박 대통령이 18일 오전 10시경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새누리당은 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 대통령을 바라보며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일어서는 것을 보자 그제서야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난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은 채 박 대통령을 싸늘하게 바라봤다.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자리에 앉은 채 '정당해산 철회' 피켓을 들은 채 시위를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박수를 받은 박 대통령은 미소를 머금고 연설을 시작했고 "앞으로 의원 여러분과 함께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하자마자 새누리당 의원들의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수를 치는 것을 보며 대화를 나눴고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피켓을 내려놓은 채 '민주'라고 쓰여진 하얀색 마스크를 얼굴에 착용했다.
박 대통령이 "EU 국가들이 창조경제를 실현해서 엄청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지금 우리 경제가 가고자 하는 창조경제의 방향에 확신을 가졌다"고 말할 때 역시 새누리당 의원들의 박수가 쏟아졌지만 야당은 조용했다.
대선후보였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 역시 박수를 치지 않은 채 자리에 연설이 끝날 때까지 초지일관 박 대통령을 응시했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언급하며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달라"고 호소할 때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수를 쳤지만 문 의원은 시선을 전혀 돌리지 않고 박 대통령만을 쳐다봤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수를 칠 때마다 함께 박수를 치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언급할 때만큼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내년도 예산안의 당위성, 북핵 문제 등에 관해 30분간 연설을 하는 동안 새누리당 의원들은 총 33번 박수를 쳤고 야당 의원들은 단 한 번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2분여 동안 기립박수를 치며 악수를 나눴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끝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민주당 의석 중 맨 앞줄에 앉아있는 김윤덕 의원에게 악수를 청하자 김 의원은 멋쩍은 듯 자리에 앉아 악수를 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끝나자마자 국회 본청 계단에서 집회를 열었다. 그 과정에서 강기정 의원이 대통령 경호용 버스를 빼달라고 요구하면서 경호원과 강 의원 간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