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지난 19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의혹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소환돼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NLL 포기·땅 따먹기' 발언 없어…정문헌·서상기, 약속대로 사퇴를"
민주당은 2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을 주장,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정문헌·서상기 의원을 향해 "의원직 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대화록 유출 관련으로 전날(19일) 검찰 소환된 정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분명히 대화록 안에 보면 NLL을 포기하시는 내용이 담겨 있다"면서도 "포기라는 발언을 노무현 대통령께서 쓰셨다는 발언은 제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김정일 위원장이 NLL 포기를 수차례 요구하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여러 차례 화답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10월 8일 자신이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전 국방위원장의 비공개 대화록을 봤고, 대화록에 노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과 함께 "NLL은 미국이 땅 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라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사실이 아닐 경우 "정치적 생명을 걸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밝혔다. 서상기 의원 역시 국정원 대화록 전문 공개 당시 같은 약속을 한 바 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문헌 의원은 말 바꾸기로 언제까지 치졸하게 버틸 생각인가"라며 "억측과 짜맞추기로 일관됐다고 평가받아 마땅할 검찰의 수사 발표에 따르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은 없었고 정 의원이 말한 땅 따먹기 발언도 사실이 아닌 것이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화록은 북측의 녹취 기록을 토대로 만든 것이 아니며 이 회담 내용에서 비밀 합의사항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정문헌 의원과 서상기 의원은 여전히 대화록 안에 NLL을 포기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또한 정 의원은 6월 28일 언론 보도에서 김무성 의원이 지난해 10월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된 직후 전화를 걸어와 만난 자리에서 제가 아는 대로 구두보고 드렸다고 이야기한 내용을 이제는 물어 와서 확인만 해줬다고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 최고위원은 "정 의원은 국가 기밀로 다뤄져야 할 정상회담 대화록을 마음대로 유출하고 짜깁기해서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을 욕 보였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며 "정문헌 의원, 서상기 의원이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는 길은 본인의 말에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다"고 촉구했다.
박용진 대변인 역시 정 의원을 겨냥, "추악한 거짓말과 졸렬한 의원직 지키기를 위한 말 바꾸기"라고 힐난했다.
박 대변인은 정 의원이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정 의원이 밝힌 것은 역사적 진실이 아니라 권력 연장을 위해 국격 국익도 훼손시키겠다는 추악한 여권의 욕심을 보여줬을 뿐"이라며 "검찰은 정문헌 의원의 국익 훼손과 국민 기만의 죄를 묻는 게 아니라 면죄부를 발행하기 위한 수순 밟기용 먼지털이식 수사로 몰고 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변인은 정 의원은 오로지 대선승리를 위한 안보정쟁, 색깔론 부활이라는 목적을 위해 국가기밀사항을 유출하고 사실을 왜곡하여 국민을 기만했을 뿐"이라며 "더 이상 여러 소리 늘어놓지 말라. 정 의원이 스스로 자신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면 의원직을 포함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말한 대국민 약속을 지켜서 의원직을 사퇴하길 바란다"고 거듭 압박했다.
